[가고파] 감사합니다- 강희정(편집부장)

기사입력 : 2025-02-06 19:40:59

출근길, 언젠가부터 혼잣말로 “감사합니다”를 읊조린다. 자동차를 타고 편하게 출근할 수 있는 곳이 있고, 도로 양 옆으로 늘어선 가로수를 보며 계절을 느끼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에 웃고 울며 공감할 수 있어서다. ‘감사합니다’ 한마디지만 잠시나마 지치고 힘든 현실을 잊게 한다. 이후 끝도 없이 화가 나거나 불평과 원망이 가득할 때마다 감사할 일을 찾으며 마음을 달랜다. 지금까지 워킹맘을 버티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사생아로 태어나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성폭행을 당해 14세에 미혼모가 됐고, 아기가 태어난 지 2주 만에 죽자 가출해 마약과 알코올로 얼룩진 청소년기를 보냈다. 절망적인 시기를 보낸 그녀가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여성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생부가 가르쳐준 ‘감사일기’였다. 그녀는 잠자리에 들기 전 감사한 일 다섯 가지를 일기장에 적었다고 한다. 매일의 감사가 오늘의 윈프리를 만든 에너지가 된 것이다.

▼감사의 힘은 우리가 알던 것보다 더 놀랍다. 스코틀랜드 스털링대 연구진에 따르면, 주변 환경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주어진 삶에 감사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병 발병 확률이 3분의 1정도 낮고, 면역력은 평균 1.4배 높았다. 영국 워릭대 연구팀 조사에서는 ‘감사하며 사는 사람’으로 분류된 실험자의 40%가 양질의 잠을 자고, 우울증 증세도 절반 가까이 낮게 나타났다.

▼영어 Thank(감사)는 Think(생각)와 어원이 같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감사’할 일이 많다는 뜻일 게다. 감사보다 원망과 짜증이 많은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일상의 행복을 하나씩 찾아내면 긍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건강에도 도움된다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불평불만이 언어나 삶의 방식이 되지 않도록 오늘도 나직이 읊조려야겠다. “감사합니다.”

강희정(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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