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칼럼] ‘부정선거론’이 가른다- 박명호(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계엄과 탄핵 후 여론은 요동친다. ‘정당 지지율과 대선후보 선호도 또는 가상대결 그리고 정권 교체론 vs. 연장론’의 3대 지표 모두 그렇다. ‘초반 압도-격차 축소-접전 양상 또는 역전’의 패턴이다.
첫째, 12월 초중순에는 민주당 지지율이 53%까지 오르며 24%의 국민의힘을 압도한다. 12월말부터 1월 초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세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상승세로 1월 중순 이후 양당 격차는 더욱 축소된다.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 대부분으로 여당이 야당을 앞서는 조사도 나온다.
둘째, 대선후보 여론은 ‘초기 이재명 독주’다. 다자구도는 물론 양자대결에서도 여권 후보를 상대로 10~20% 포인트 앞선다. 이후 여권 후보들 지지율이 상승한다. 그래도 이재명 우위지만 양자 간 격차는 좁혀진다. 설 연휴 직전 ‘김문수 약진’이 핵심으로 그는 보수 결집의 계기다. ‘46% vs. 42%’로 이재명을 누르기도 한다. 다른 여권후보들도 이재명을 오차범위 내에서 거세게 추격한다.
셋째, 정권 교체론 역시 초반에는 압도적이다. ‘정권 교체가 60% vs. 연장 32%’로 두 배 가까운 차이다. 1월 초 이후 정권 교체론은 줄어들고 연장론이 늘어 ‘교체론 53% vs. 연장론 42%’를 보인다. 중순 이후 설 연휴 즈음에 정권 교체와 연장론이 오차범위 내에서 뒤집히는 조사가 처음 등장하지만 정권 교체론의 우위 속에서 팽팽한 접전 양상이다.
당장 이재명 민주당 ‘닥공’의 우려와 불안감이 중도층으로까지 확산된 결과다. 이 대표는 “독재와 반민주 세력의 반동은 계속 될 것”이라며 “마지막 고비 넘어가자”고 한다. “6개월 안에 끝낸다”와 “2심 전 대선”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모습이다. 최근 조사를 보면 중도 무당층에서 ‘민주당 신뢰와 불신’은 거의 동률이다. 중도층 유권자의 4분의 1은 ‘현재 지지정당이 없다. ’고 한다.
정당 지지율과 대통령 후보 선호도 그리고 양자대결에서 접전 또는 여당 우위의 여론 변화의 출발점은 탄핵 찬반의 변화다. 12월 초에는 탄핵찬성 여론이 압도적이다. ‘유권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찬성했고 반대는 20% 초반’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계엄을 “위헌적 중대범죄 또는 내란”으로 간주했다. 12월말부터 1월 중순 사이에 변화가 나타난다. 탄핵 찬성 여론은 줄고 반대가 늘어난다.
탄핵 찬반의 의견 변화는 계엄평가와 연동된다. 초기에는 계엄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되는 경향이다. 특히 보수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계엄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소폭이지만 상승한다. ‘여당 지지율과 대선 후보 선호도 그리고 양자대결의 접전양상 흐름’은 계엄과 탄핵 찬반의 의견 변화로부터 시작한 셈이다.
나아가 계엄과 탄핵 찬반의 근저에는 ‘부정선거론과 거야 입법독재의 행패론’이 있다. 모두 이념적 갈등과 진영 간 대립의 계기라는 게 걱정이다. 특히 부정선거론은 ‘30% 중반의 찬성 vs. 60% 전후의 반대’를 보이지만, ‘보수 유권자 10명 중 6명 이상이 동의한다.’는 게 주목된다.
젊은층과 고령층에서 부정선거 공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도 하다. ‘부정선거의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48% vs. 불필요 47%’라는 조사도 있다.
결국 부정선거론은 첫째, 진영 대립을 더 격화시키고 악화시킨다. 중도의 선택과 판단이 결정적인데 길게 끌수록 보수의 부담은 늘어난다. 둘째, 보수의 분화 또는 분열 개연성이다. 극우적 성향의 그룹이 보수의 주류가 되면 대선은 다자구도로 바뀔 수 있는데 이때는 이준석의 향배가 중요하다. 보수의 재편이다. 셋째, 여당 대선후보의 선출 방식이 어떻게 바뀌느냐가 출발점이다. 이는 여당 사람들의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부정 선거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결정할 것이다.
박명호(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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