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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경쟁시대, 지금 필요한 건 ‘재료연구원 승격’

경제포커스 -‘재료연구소’ 위상 찾기

현재 한국기계연구원의 부설기관으로 운영 중

기사입력 : 2014-06-1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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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전경./전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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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산업국가에서 첨단 소재의 경쟁력은 부품 완제품의 성능과 부가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일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의 원천이 되고 있다.

미국 듀폰의 고어가 발명한 ‘고어텍스’는 30년 가까이 전 세계 아웃도어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브라운관에서 LCD, OLED(유기발광소자) 등 평판 디스플레이로의 전환은 투명한 전극이라는 첨단소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스티브 잡스의 애플 아이폰이 촉발한 ‘스마트폰 혁명’은 화면이나 문자판을 손가락으로 밀거나 두드려 작동시키는 터치스크린 기술이 투명전극을 이용해 구현됐기 때문에 선보일 수 있었다.

제조업에서 소재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국내 대표 소재연구기관인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를 재료연구원으로 격상시켜 독립적인 위상과 역할을 갖는 종합소재연구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소재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선진강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남도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밀양의 나노산업 등 ‘5+1 핵심전략산업’은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데, 지역의 소재부품과 관련된 R&D특화사업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도 자체적 위상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또한 재료연구소가 진주혁신도시에 들어선 재료와 관련된 큰 기관인 ‘세라믹연구소’와 협력을 통해 경남이 소재R&D 메카로 발전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재료연구소는 한국기계연구원 부설화 이후 지난 6년 동안 독립기관으로서 역량을 착실히 축적하면서 인력 및 예산 대비 기술료, 1인당 SCI논문 건수 등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기계연구원 부설기관으로서 △연구소 자율경영이 어렵고 △특허 출원 시 재료연구소 명의 신청이 불가능해 기술이전에 문제가 많고 △정부 공문서도 본원을 통해 들어오면서 신속하게 처리가 안 되고 △일부 과제의 신청자격 제한(법인별 1기관만 신청 가능 등) 등의 애로를 겪고 있다.

따라서 재료연구소가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고 소재 전반의 연구개발 및 기술지원 등을 수행하는 종합소재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재료연구원으로 격상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 소재 경쟁 나서= 먼저 최근에는 완제품 조립·가공기술이 세계적으로 평준화되면서 소재가 제품의 부가가치와 산업경쟁력을 판가름하는 핵심 분야로 등장했다. 일본 IT기업의 경우 조립 대기업은 영업이익률이 2~3%에 불과하지만 소재업체는 10~15%로 3배 이상 높다. 이에 일본 등 소재강국은 조립가공기술에서 소재기술로 산업경쟁의 룰을 전환하고 있다.

또 첨단소재가 ICT(정보기술)·에너지·바이오 등 경제 성장에 미치는 기여율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소재경제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현재 많은 신산업·신기술이 신소재의 선행 개발에 매우 의존하고 있는데 투명디스플레이(세라믹소재), 태양광 효율성(박막기술), 생명의료(생분해성 조재) 등이 좋은 예이다.

이에 선진 각국은 정부 산하에 독립적인 재료연구기관을 설치, 신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일본은 물질·재료연구기구와 산업기술총합연구소 추부센터, 독일은 프라운호퍼·막스프랑크·헬름홀츠·라이프니츠, 중국은 중국과학원 금속연구소·항공재료연구소 등을 통해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 소재분야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인력·자금 등)는 선진강국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악한 수준이다. 국내 재료연구소의 인력과 예산은 416명(정규직 237명)에 800억원으로 일본 물질재료연구기구의 1517명(정규직 545명) 3500억원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소재기술의 중요성과 현황= 첨단소재는 우리 산업이 시장선도형 혁신국가로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대표적인 원천기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플로마이드의 경우 10여종의 부품으로 응용돼 자동차, 정보기술, 기계산업의 발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해외에 의존하는 소재를 직접 생산하려는 세트(조립) 기업의 움직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렇지만 소재 개발은 중소기업 등 민간이 담당하기에 위험부담이 커서 국가가 지원하지 않으면 안 되는 대표적인 국가전략분야로 분류되고 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국방분야의 강대국일수록 소재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국내 소재산업은 2011년 현재 제조업에서 부가가치액 기준 20.6%(98조원), 생산액 기준 19.2%(289조원)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세트산업은 일본산 첨단소재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서 지속 성장과 수익률을 제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대일 부품·소재 무역적자액이 지난 2000년 47억달러에서 지난해 100억달러로 증가한 가운데 2012년 부품소재의 대일 적자 비중도 58.4%로 지난 2000년 40.2%보다 20% 정도 늘었다.

이에 반해 소재분야의 정부 R&D투자는 2012년 기준 5389억원으로 정부 R&D예산의 3.67%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최근 7년(2006~2102년) 동안 소재 분야 R&D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은 9.1%로 정부 전체 증가율(10.6%)보다도 낮은 상태다. 더욱이 국내 소재기술 역량이 각 연구기관별로 분산돼 있어 교류·협력을 통한 연구효율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료연구원 설립 논의= 지난 2008년과 2010년 지식경제부(현재 산업통상자원부)는 대일 소재 무역역조 개선과 선진국의 거대한 연구규모와 경쟁을 위해 재료연구소를 포함한 소재 관련 연구기관을 통합하는 ‘한국소재연구개발원’ 설립을 검토했다. 2009년에는 지경부가 용역 의뢰한 ‘산업기술연구회 및 소관연구기관 조직개선 방안연구’ 과제를 통해 산업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구원(소)(이하 출연연)을 6개의 연구기관으로 통합하고, 이 중 재료연구소 중심의 신소재연구소 설치를 제안했다. 2010년에는 출연 발전 민간위원회가 재료연구소를 타 출연연의 소재 분야와 연계, 첨단 미래소재연구원으로 확대 방안을 검토했다.

올 들어선 경남도, 창원시, 기업체 및 창원상의 등 지역 유관기관은 창원산단의 구조고도화를 위해 재료연구원으로 승격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재료연구소도 자체적으로 올 들어 한국기계연구원과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 기관 등에 재료연구원으로 격상을 위해 논의에 나서고 있다.

◆설립 방안= 재료연구소는 재료연구원 신설(격상)에 따른 추가 예산 부담 없이 현재의 인력, 예산 시설 등을 승계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2014년 현재 인력은 486명(정규직 246명)이고, 예산은 764억원(정부출연금 316억원)이다.

소재 분야의 연구개발, 시험평가, 기술지원 등을 통해 국가 및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금속, 세라믹, 표면기술, 융·복합 소재 등 소재 전반의 연구개발 및 기술지원 등을 수행하는 종합소재연구기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소재 관련 연구기관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소재기술혁신 생태계 구축의 허브&리더 역할을 강화하고 기초원천-응용개발-실용화-기술지원 간의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소재산업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원 부지는 현 창원시 소재 부지 건물을 활용하고 향후 제2캠퍼스(창원시 진해구 육대부지)를 지자체와 협의해 건설할 예정이다.

◆기대효과= 한국재료연구원의 리딩으로 국내 산학연 공동연구 및 협력 활동의 큰 증가와 함께 소재별 혹은 기관 간 물리적 장벽 축소로 융합연구의 활성화를 예상하고 있다. 특히 국가 차원의 소재연구 방향성을 확보해 연구자원(인력, 예산, 시설)의 집중 투자를 통해 연구효율성 증대는 물론이고 기관 간 유사중복 투자 방지와 인프라의 효율적 활용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기업 니즈기술과 미래 선도기술을 함께 개발하면서 고객(기업·정부)의 기술수요를 충족하고 적극적인 기술 이전·사업화 및 전주기 기술지원 서비스 체계 확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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