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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소리' 대신 부부젤라 '소음'…관객들도 인상 찌푸리는데 선수들은 괜..찮겠죠?

기사입력 : 2018-09-04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경기장에 부부젤라 모양의 응원도구가 연일 등장해 소음을 만들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부부젤라는 경기 진행·관람을 방해할 수 있어 규정상 반입 금지 품목이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오후 12시 15분께 시작된 남자 시니어 10m 공기소총 결선경기장. 한국 남태윤 선수를 비롯 8명이 경선을 벌인 이날 경기 중간중간에는 '부부부부' 소리가 경기장에 여러번 울려 퍼졌다.

정체불명의 '부부부부' 소리는 이날 금메달을 목에 건 러시아의 카멘스키 세르게이 선수가 격발한 직후마다 집중됐다. 소리가 난 곳에는 한 관객이 부부젤라 모양의 악기를 불고 있었다.?

부부젤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축구 경기의 응원 도구로 주로 사용되는 나팔 모양의 악기이다.

이 소리는 이날 단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4일 오후 1시 15분께 시작된 여자 시니어 10m 공기권총 결선경기장에도 부부젤라 모양 악기가 등장했다. 'RUSSIA'가 새겨진 옷을 입은 남성은 경기 중간중간 악기를 불었다.

소음 수준에 가까운 소리가 계속되자 일부 관중들은 인상을 구겼다.

이날 경기 관람을 온 이모(29·여)씨는 "경기 중간중간에 계속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돌아보게 됐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인상을 찌푸리는 것 같더라면서 경기를 방해하는 부부젤라 같은 건 반입을 금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부부젤라는 규정상 반입이 금지되는 품목에 속한다.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안전관련사항을 보면 '소음을 유발하는 응원도구(응원용 막대풍선·꽹과리·징·확성기·부부젤라·호루라기 등)'는 대회운영 또는 경기진행ㆍ관람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물품으로 분류돼 반입이 금지된다.

2016 리우 올림픽 당시 관중석에서 고함을 지르거나 부부젤라를 불어대는 관중 탓에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경기장 출입 시 그렇다 할 단속이나 제재방침이 없다.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경기 중 부부젤라를 부는 것을 목격했다. 국제사격연맹 소속 총책임자가 제재를 가할 줄 알았지만 크게 상관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미 기자<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