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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폴란드 바르샤바·아우슈비츠

전쟁이 휩쓸고 간 도시, 시민들이 다시 꽃피우다

기사입력 : 2016-08-17 22:00:00
언제부턴가 뉴스에서 테러 소식이 끊이지 않고 보도되고 있다. 전쟁은 가슴 아픈 역사만 남겨 놓는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음에도 같은 역사가 반복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한때는 독일과 소련에 침략을 당했고 수많은 유대인과 폴란드인의 대량 학살이 일어났던 나라 폴란드가 완전한 자유를 얻게 된 건 1945년으로 우리와 같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외세들의 침략에 싸우며 역사의 많은 시간을 보낸 것처럼 폴란드도 독일 소련 등 주변국으로부터 끊임없이 침입을 당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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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폴란드 바르샤바 구 시가지. 2차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도시 77%가 붕괴됐다가 전쟁 이전의 모습으로 복원됐다.

우리와 비슷한 역사적 아픔을 가지고 있어서일까? 폴란드 바르샤바에 도착했을 땐 유럽의 여느 도시처럼 마냥 설레지만은 않았다. 폴란드에 오기 전 막연히 상상했던 동유럽은 차갑고 어둡고 무거울 거라 생각했다. 중앙역을 빠져나온 순간 마주한 도시의 모습은 전쟁의 상처나 공산주의였던 느낌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고유명사처럼 지도에 표시돼 있는 단어가 있다. 바로 올드타운(구 시가지)이다. 하지만 폴란드 바르샤바의 구 시가지는 신도시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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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수용소 전경. 수용자들의 탈주를 막기 위해 철선에는 고압전류가 흘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도시 전체가 사라진 곳 바르샤바. 바르샤바는 2차 세계대전 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도시로 기록돼 있다. 바르샤바는 게토봉기와 바르샤바봉기라는 독일군에 대한 두 번의 저항으로 도시의 77%가 붕괴됐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폐허가 돼버린 바르샤바에 남아 있는 건물이 없었다. 인구의 절반이 넘는 80만명이 죽었다. 수도를 옮겨야 된다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란드인들은 바르샤바를 전쟁 전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폭격으로 처참하게 붕괴된 도시를 완벽하게 복원해 놓은 폴란드인들의 노력은 유네스코를 감동시켰다. 복원작임에도 폴란드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문화 유네스코에도 등록돼 있다. 좀 더 화려하고 새롭고 편리한 현대식 건물들을 제쳐 두고 17~18세기 바로크 양식으로 완벽하게 복원한 폴란드인들의 저력이 느껴진다. 세월의 무게가 주는 고풍스런 멋과 아름다움은 없지만 옛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감동적이었고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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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의 선물인 문화과학 궁전은 바르샤바 거리와는 어울리지 않아 시민들에게 ‘바르샤바의 묘비’라 불리는 조롱의 대상이다.


올드타운을 걷는 내내 한때는 전쟁으로 폐허였던 이곳에 내가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그리 오래된 과거도 아닌데 말이다. 거리 곳곳에는 폴란드인들의 역사적 상처가 남아 있었고 박물관과 기념관에는 독일인들의 참상을 알리는 사진이 전시돼 있었다. 과거는 잊혀야 할 치욕적인 역사가 아니라 두 번 다시 반복되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곳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향하는 내내 마음이 착잡했다. 가는 내내 내리던 보슬비와 가는 내내 들었던 존 레논의 imagine. 그리고 그곳에서 내가 봤던, 말로 담을 수 없고 표현할 수 없던 그 모든 참혹했던 순간들. 그곳에는 인간이 얼마나 잔혹할 수 있는지 그 흔적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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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는 2차 세계대전 중 나치독일의 점령하에 있던 유대인들을 체포해 강제수용소에 가두고 가혹한 노동을 시키다가 무참히 살해한 곳이다. 아우슈비츠 이곳에서 죽은 사람이 15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무슨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런 죽임을 당해야만 했는지, 그곳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수용소에 들어오는 순간 그들은 가방도 옷도 신발도 모두 다 압수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머리를 삭발시켜서 머리카락으로 천을 만들었다. 그들은 죄수가 아니었음에도 이름 대신 몸에 번호를 새겼으며 죄수복을 입어야만 했다. 각 수인동마다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남아 있는 증거를 공개하고 있었다. 수많은 옷더미와 이름과 주소가 적힌 트렁크 등. 나치가 수용자에게서 몰수한 생활 용품을 보는데 가슴이 얼얼해졌다.

태어나서 한 번은 가야 할 곳…. 그러나 두 번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동화처럼 예쁜 유럽의 나라를 상상하고 폴란드에 간다면, 보이는 것만 본다면 참 실망스런 나라가 될 수도 있다. 나 또한 처음엔 참 낯설고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폴란드가 매력적인 이유는, 내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이 일본의 침략과 6·25전쟁에도 불구하고 일어선 것처럼 폴란드 역시 독일의 침략과 소련의 공산주의 지배에도 불구하고 일어선 그들의 저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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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의 심장이 묻혀 있는 성십자가 교회. 2차 세계대전 중 3분의 1이 파괴됐으나 이후 복원됐다.

여행TIP

1. 인생은 아름다워, 피아니스트, 신들러리스트 영화를 본 후 여행을 한다면 여행이 훨씬 더 풍성해질 것이다.

2. 폴란드항공에서 10월부터 인천-바르샤바 직항노선을 운항한다.

3. 폴란드에서는 유로화 대신 즈워티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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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정

△ 1980년 창원 출생

△합성동 트레블 카페 '소금사막'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