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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버이날 선물 변천사 - 본지 광고를 통해 본 1980~2000년대 인기선물 & 요즘 뜨는 대세선물

주는 자식 ‘감사의 마음’ 변함없지만

받는 부모 ‘감동의 선물’ 변해왔지요

기사입력 : 2017-05-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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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용돈박스./투스플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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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이 다가왔다. 5월에 어린이날, 부처님오신날 등이 있어 직장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황금연휴가 되면서 어버이날보다는 연휴가 주목받는 요즘이다. 올해는 어버이날 하루 뒤인 9일 대선으로 큰 정치적 이슈가 대두되면서 더 멀어진 모양새다. 그래도 연휴를 즐기기 위해 미리 어버이날 효도선물을 사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는 소식들은 여전히 1년에 한 번 있는 어버이날에 마음을 전하려는 이가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것은 1973년 어버이날 제정 이후 이어져오고 있다.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마음을 전달하는 방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경남신문 지면에 실린 당시 유통업계 광고들을 살펴보면서 인기있던 선물류를 가늠해 본다. 또 최근 선물 트렌드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1980년대 의류잡화, 영지버섯, 인삼 등 건강식품

1980년대는 유례 없는 호황을 맞은 때였다. 의류잡화가 인기가 많았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1984년 5월 3일자 신문에는 ‘쎄일쎄일 타운’이 의류와 신사숙녀화 등 잡화류를 효도선물로 제시했다. ‘한독샤쓰’와 ‘시대샤쓰’가 30~50% 할인하는 점을 내세웠고 캔버라 등의 신사숙녀화 등을 반값에 판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4일 지면에는 ‘에스콰이아’가 카네이션 축제라는 타이틀로 핸드백과 구두 광고를 하고 있다.

1988년 5월 3일자의 ‘한성백화점’의 광고, 사랑과 효도 선물부 대축제가 눈길을 끈다. 효도선물로 의류제품을 비롯해 양말, 지갑·벨트·넥타이, 핸드백, 신발 등 잡화류도 브랜드와 품목, 가격대를 세세히 적어놓고 있다. ‘주리원’도 유사했다. 4일에 실린 ‘로얄 쇼핑’에는 식품부 효도선물 파격가 봉사로 따로 칸을 만들어 영지버섯, 로열젤리, 꿀들깨, 보신?V(사골·사태), 한우갈비 등을 소개해 건강식품에 관심이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8일자의 ‘부곡하와이’는 “한송이 카네이션이 효도를 대신할 수 없읍니다”며 온천관광을 알리고 있다.



◆1990년대 화장품 등장… IMF로 실속상품도

1990년대에는 198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의류잡화에 더해 화장품과 골프용품이 선물로 등장했다. 1996년 5월 2일자에는 ‘브랑누아’가 어버이날 신사숙녀화를 홍보했으며 3일 ‘성안백화점’에는 여러 판매 가격들을 공개하는 대신 요즘과 같이 10만원부터 지출 금액별 사은품을 크게 광고하고 있다. 같은 날 창원백화점이 1층 정문에서 카네이션을 1000~1500원에 판매한다는 것도 눈에 띈다.

IMF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1998년에는 균일가, 저가 상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5월 1일 성안백화점의 광고에는 IMF 극복캠페인 가운데 하나로 옛 컴퓨터나 전자기기를 업그레이드해주는 행사를 안내했다. 4일 대우백화점의 전면광고에는 균일가전·효도 보은상품 실속종합전 등이 소개됐으며 라코스테 골프웨어의 반값세일을 알렸다. 효도 선물로 드봉과 아모레, 시세이도 등의 화장품도 이름을 올렸다. 상품권을 선물하라는 광고도 눈에 띈다. 6일 실린 어버이날 선물 특집기사에서는 “IMF 경기침체를 반영하듯 비교적 저가인 내의와 패션잡화류의 수요가 많다”고 적고 있다.



◆2000년대 힐링바람 건강제품과 의류잡화 꾸준한 인기

2004년은 여전히 의류잡화의 인기가 이어졌고 힐링이 대두되면서 건강제품을 선호하는 이들도 많았다. 또 효도여행도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5월 3일 게재된 ‘스카이투어’는 태국과 홍콩, 중국과 제주 등을 효도관광으로 추천했다. 또한 받는 이들의 선택권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면서 백화점 상품권 등이 많이 오갔다.

2008년에는 품목나열광고는 많이 줄어든 대신 감사 표현과 관련한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상품권에 신경 쓰고 있는 모습이다. 5월 2일 롯데백화점 창원점 전면광고는 70%가 발레리나 강수진의 이미지로 채워졌으며 상품권 광고와 유명브랜드 하이라이트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6일 어버이날 선물 특집기사에서는 의류와 화장품, 건강제품이 대세임을 밝히고 있다. 상품권과 등산·골프웨어, 안마의자·홍삼제품 등 현재와 유사한 제품군이 인기를 얻었다.



◆현금도 예쁘게! 플라워용돈박스·돈케이크

소비자조사 플랫폼 ‘틸리언패널’의 조사 결과 올해 어버이날에 주고 싶은 선물, 받고 싶은 선물 1위는 ‘현금’으로 60%가 넘는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현금 선물은 오랫동안 인기를 끌었지만 봉투에 넣어 선물했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현금도 선물처럼 만들어 주는 것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돈케이크, 플라워용돈박스, 돈다발이 대표적이다. 돈케이크는 수제 케이크 주변에 투명 띠를 두르고 옆면을 현금으로 장식한 것이다. 지난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현금만을 말아 케이크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지만 수제 케이크숍이 많아지고 있는 최근에는 주문한 케이크에 현금을 장식한 것이 늘고 있다.

돈케이크(사진)를 만들고 있는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 ‘피스 오브 케이크’ 김현숙 대표는 “주문케이크를 제작하고 있는데, 올해 초 고객이 케이크 주변에 현금을 둘러 달라고 해서 만들고 난 후 SNS에 올리니 반응이 좋아 꾸준하게 주문량이 많다”며 “현금을 그냥 드리는 것보다 예쁜 케이크와 함께 드리니 정성도 느껴져서 부모님이 좋아하셨다는 인사를 받는다”고 말했다.

꽃과 함께 돈도 꽃모양으로 말아 함께 선물하는 ‘돈다발’에 이어 최근에는 박스에 꽃과 용돈을 함께 내는 ‘플라워용돈박스’도 인기다.

창원시 진해구 석동 ‘투스플로레스’ 박지혜 대표는 “부모님 세대들도 카톡은 물론 밴드, 페이스북 등을 활발하게 하다 보니 예쁜 선물을 선호한다. 플라워용돈박스가 꽃도 함께 있어 예쁘다 보니 받자마자 사진을 찍어 올리는 등 반응이 좋아 올해는 평소보다 주문이 5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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