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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화장실 이용 후 10명 중 6명 손 안씻었다

[세계 손씻기의 날 - 도민 손씻기 실태는?]

도청·창원시청 화장실 54명 관찰

소변 본 후 손 안 씻는 경우 많아

기사입력 : 2017-10-1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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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창원시내 한 빌딩 공중화장실에서 시민이 흐르는 수돗물에 손을 씻고 있다./전강용 기자/


공중화장실을 나올 때 손을 씻는 것은 개인은 물론 공중 위생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또 그 손으로 악수를 할 경우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된다.

세계 손씻기의 날(15일)을 며칠 앞둔 11일,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도민들이 얼마나 손을 깨끗이 씻는지 취재진이 관찰해봤다. 그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취재진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경남도청 민원실과 창원시청 민원실과 가장 가까운 남자용 화장실을 각각 찾아 용변을 보고 나가는 사람들을 살펴봤다. 민원인도 있었고 민원실 공무원도 있었다. 1시간 동안 화장실을 이용한 사람은 모두 54명이었다. 이들 중 30명(55.6%)이 손을 씻지 않고 그대로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 소변을 보고 손을 씻지 않은 사람은 37명 중 24명(64.9%)으로, 손을 씻은 13명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대변 칸에 들어갔다 나온 17명 중에서도 6명(35.3%)이 손을 씻지 않았다.

은행일을 보고 도청 민원실 옆 화장실에 들렀다는 A(22)씨도 소변을 보고 손을 씻지 않았다. 그는 “씻을 때도 있고 안 씻을 때도 있다. 오늘은 안 씻었다”라고 했다. 민원차 도청에 왔다는 B(40)씨는 큰일을 보고 비누 없이 손을 씻었다. 그는 “게을러서인지 비누로 잘 안 씻는다”고 했다.

이 화장실 대변 칸에서 나온 7명 중 1명이 손을 씻지 않았는데, 이 남성은 “(일을 못 보고) 그냥 나와서 손을 안 씻었다”고 했다.

같은 시각 창원시청 1층 민원실 옆 남성 화장실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대변을 본 후 손을 씻지 않은 C(44)씨는 “비데를 이용했기 때문에 손을 씻지 않았다”고 했다.

손을 씻지 않는 이들과 달리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은 D(36)씨는 “4살 난 아이가 있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손을 씻는 버릇이 생겼다. 가족과 내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인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시청 화장실을 찾은 E(42)씨에게 이날의 관찰 결과를 알려주자, “이래서 누구랑 악수라도 하면 찝찝해 손을 씻는다”고 불쾌해했다.

도청과 시청 해당 화장실에는 전기와 수돗물 등을 아껴 쓰자는 내용의 스티커나 녹색생활 10대 실천사항 등이 벽면마다 붙어 있었지만, 올바른 손씻기 요령이나 이를 권하는 안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전문의들은 화장실에서 용변을 본 뒤 손을 씻지 않으면 손에 묻은 세균이 다른 곳으로 퍼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대소변을 보는 화장실의 경우 아무리 관리를 잘했더라도 위생상태는 문제가 되기 때문에 꼭 손을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매년 10월 15일은 세계 손씻기의 날로 지난 2008년 10월 15일 UN총회에서 감염에 의한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망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됐다. 사망에까지 이르는 감염 질환들이 간단한 손씻기를 통해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는 각종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지구촌 캠페인이다.

김재경·박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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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손씻기만으로 감염병 예방 효과 ‘톡톡’= 올바른 손 씻기 습관만으로도 감염병 위험을 절반 이상으로 줄일 수 있다.

1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비누로 손씻기는 감염병 예방의 가장 기초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이다. 수인성 및 식품매개감염병의 경우 50~70%, 폐렴이나 농가진, 설사질환은 40~50% 이상 예방할 수 있다. 사스나 인플루엔자, 감기, 콜레라, 이질, 유행성 눈병 등 대부분 감염병이 비누를 이용한 손씻기로 예방 가능하다. 제대로 손을 씻으면 손에 묻은 세균의 99.8%를 없앨 수 있다.

그러나 2015년 실시된 ‘손씻기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3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는 국민은 전체의 41.1%에 불과했다. 질병관리본부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제시한 올바른 손씻기 방법은 ‘비누를 이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고, 6단계를 거치는 것이다.

 올바른 손씻기 6단계는 △손바닥과 손바닥을 마주대고 문지르기 △손등과 손바닥을 마주대고 문지르기 △손바닥을 마주대고 손깍지를 끼고 문지르기 △손가락을 마주 잡고 문지르기 △엄지손가락을 다른 편 손바닥으로 돌려주며 문지르기 △손바닥을 반대편 손바닥에 놓고 문지르며 손톱 밑을 깨끗이 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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