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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대학 서열화 채용’ 논란

대학 등급 나눠 신입사원 선발

졸업 대학 따라 서류 통과 0%도

기사입력 : 2017-10-15 22:00:00


거제가 본사인 대우조선해양이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1군(서울지역 최상위권대), 2군(서울지역 상위권대 및 지방국립대) 등으로 5개 학군의 대학 서열표를 만들어 서류합격자를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학벌을 채용 기준에서 배제하는 블라인드 채용 확산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자회사인 대우조선이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해영(부산 연제구) 의원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우조선해양 대졸신입 채용절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입사원 선발 시 대학서열표를 만들어 서류전형 평가 기준으로 활용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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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도크 전경./대우조선해양/



김 의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출신 대학을 △경인지역 최상위권 대학교 △지방 국립대학교·경인지역 상위권 대학교 △경인지역·지방 중위권 대학교와 상위권 대학교 지역 캠퍼스 △지역별 중위권 대학교 △기타 대학교 등 1∼5군(群)으로 구분했다. 1군은 수도권 최상위권 대학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포항공대, KAIST 등이 포함됐다. 2군은 지방국립대와 수도권 상위권 대학으로 한정했다. 부산대 등 해양 관련 학과가 있는 곳과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이다.

회사 측은 서류전형 합격·불합격을 가를 때 출신 대학 부류를 지원 분야별로 달리 적용했다.

재무·회계, 경영관리 등 사무분야는 1군 35%, 2군 30%, 3군 20%, 4군 5%, 5군 0%, 그리고 해외대학 출신 10%를 각각 선발하도록 했다. 반면 생산관리 분야는 1군 5%, 2군 30%, 3군 20%, 4군 40%, 5군 3%를 뽑고, 나머지 2%는 해외 대학 출신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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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군으로 분류된 ‘기타’ 대학 졸업생은 설계 5%, 생산관리 분야 3%씩만 선발했다. 재무·회계, 영업, 경영관리 분야의 합격자 통과 비율은 0%로 못 박았다. 졸업한 대학에 따라 아예 서류심사 통과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서류전형뿐 아니라 면접에서도 출신 대학 안배를 고려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 2015년 신입 공채 면접 결과, 서울·경기와 부산·대구·울산·경남지역 주요 대학에서 적으면 1명, 많으면 4명씩 고르게 지원자를 뽑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전국 모든 대학 출신자에 대한 서류 검토가 고루 이뤄질 수 있도록 기회 균등 차원의 채용 절차를 마련한 것이다. 2014년부터는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는 등 열린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대학 서열표를 만들어 이를 서류전형 평가 기준으로 삼아, 지방대 및 기타 대학이 무조건 서류탈락 된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이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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