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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 경남에서 흔한 간질환

기사입력 : 2017-10-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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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한양대학교 한마음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경남에서 ‘흔한’ 간질환은 2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경남과 다른 지역 모두에서 흔한 간질환과 경남에서 더 흔한 간질환을 말한다.

국내 간 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만성 바이러스 간염과 알코올성 간질환이며, 이는 경남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만성간질환은 간염 바이러스가 6개월 이상 간에 머물러 간손상과 간경화, 간암 등의 합병증이 생김을 의미하고, B형 간염과 C형 간염이 이에 해당한다. A형 간염은 대부분 급성으로 나타난다.

만성 B형 간염은 모자감염, 주삿바늘, 수혈, 성관계 등으로 감염될 수 있으며, 국내에서는 특히 모자 간 수직감염이 흔한 원인이다. 만성 B형 간염 산모에서 임신 3분기에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거나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면역글로불린 주사와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어 주사기 감염은 줄어드는 추세다. 만성 B형 간염 증상이 발생해 의료진을 찾는다면 이미 간경화가 많이 진행됐거나 간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갑자기 배가 불러오면서 다리가 붓는 증상은 진행된 간경화로 복수가 차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고, 간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갑자기 다량의 토혈을 하는 경우 위·식도 정맥류 출혈을 의미할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 의료진의 즉각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만 40세 이상 남녀로 간경변증이나 B형 간염 항원 양성, C형 간염 항체 양성, B형 간염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 환자는 6개월마다 복부 초음파 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으므로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만성 C형 간염은 마약 사용자, 주삿바늘 사고, 수혈, 문신, 고령에 흔한 질환으로 국내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경남에서 환자 수가 더 많다. 만성 C형 간염이 경남에 더 많은 원인을 분석한 결과 다른 지역보다 관절주사와 같은 침습적 의료시술, 침술, 미용시술, 성 상대자가 3명 이상 등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만성 C형 간염은 최근 부작용이 적고 복용하기가 편한 경구 치료제가 개발돼 치료 성공률은 높으나 고가의 비용으로 아직 많은 사람이 치료를 주저하고 있는 형편이다.

경남에서 흔한 간질환으로 간흡충증이 있다. 간흡충은 민물고기의 살에서 유충 상태로 살다가 사람이 섭취하면 간 내 담관에서 성충이 되어 알을 낳고, 수십 년간 기생해 담관염, 간경화, 담관암 등을 일으킨다. 낙동강, 섬진장, 금강, 영산강, 한강 등의 5대강 유역 사람의 분변충란 검사 결과, 낙동강 지역 사람들이 간흡충증 유병률이 가장 높았으며, 최근 조사에 따르면 그 수는 줄어들고 있으나 아직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기생충 질환이다.

급성 A형 간염의 초기에는 열, 설사 등 증상을 보이는데 급성 장염 증상과 유사해 두 가지 질환을 구분하기 어렵다. A형 간염은 6~12개월 간격을 두고 예방접종을 2회 받으면 대부분 항체가 생겨 예방할 수 있고 15~34세 연령층에서는 적극적인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이지은(한양대학교 한마음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