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크기 작아 출하도 못하고…'불량 단감' 활용방안 찾아라

수확량 절반 이상 차지…원재료 활용한 가공제품 만들어야

기사입력 : 2017-11-19 10:54:03
전국 최대 단감 생산지인 경남에서는 2년 연속 단감 농가가 울상이다.

지난해에는 태풍 피해로, 올해는 극심한 가뭄 탓이다.

올해는 제때 물을 못 먹고 자란 단감 크기가 예년의 절반에 그치거나 3분의 1 크기에 불과하다.

농가에서는 씨알이 작은 단감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난다.

크기가 작은 단감은 농협 집하장에서 아예 받아주지 않는 데다 팔리지도 않아서다.

이 때문에 농가 대다수는 씨알 작은 단감을 산지에서 수확 후 곧바로 폐기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경남농협지역본부와 경남단감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도내 단감 생산량은 14만1천400t이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은 씨알이 작은 단감으로 분류한다.

도내 단감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전국 생산량의 62.5%를 차지한다.

단감은 주로 씨알이 큰 생과 위주로 소비되면서 작은 단감은 애물단지 신세다.

씨알 작은 단감은 아예 '불량 과실'로 불린다.

김해 진영읍에서 40년간 단감을 재배해온 김모(79) 씨는 "올해 단감 중 3분의 2가량이 돈 안 되는 씨알 작은 감"이라며 "품질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만큼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씨알 작은 단감 수확을 방지하려면 재배단계 중 통상 마무리 접과시기인 9월께 제거해야 하지만 농가에서는 일손이 달려 엄두를 못 낸다.

경남단감연구소 최성태 박사는 "오래된 단감 산지 대부분이 비탈진 산지에 들어서 고령화한 농가에서 일일이 수작업이 쉽지 않다"며 "크기와 관계없이 단감을 원료로 한 가공식품 개발 등 산업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단감은 외국에서 수입되는 오렌지 등과 비교해 비타민A, 비타민C 함량이 훨씬 더 많고 섬유소 함량도 월등히 높다.

이런 장점을 살려 도내 일부 농협에서는 감식초로 가공해 시판에 들어갔으나 소비가 뒷받침이 안 되면서 실패했다.

김해, 창원지역 빵집에서는 지자체와 함께 '단감빵'을 만들어서 판매에 들어갔지만 단감 농가의 목마름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김해시농업기술센터 김동환 과수특작 담당은 "생과로만 소비되는 단감 소비를 다양하게 확대하려고 시, 대학, 기업체, 지역농협이 합심해 소비력을 높일 수 있는 제품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메인이미지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