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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김장철, 허리부상 조심!

기사입력 : 2017-1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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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배(창원 the큰병원 대표원장)


1년 365일 우리의 식탁을 책임지는 김치. 특히 김장철 챙겨 놓은 김치는 그 든든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찬바람이 제법 불기 시작했고, 이미 많은 가정에서는 김장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예전에는 각 가정마다 100포기 이상 대량으로 김장을 담갔지만 요즘엔 많이 줄었다. 하지만 그래도 가족들 생각에 넉넉하게 준비하는 어머니의 그 분주한 모습은 김장철의 빠질 수 없는 풍경이다.

이렇게 해마다 김장을 하면서도 허리건강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몸은 통증을 느끼기 마련이다. 매서운 추위에 종일 바닥에 앉아 김장재료를 다듬고 양념하다 보면 하루에 허리 한 번을 쭉 펴기가 힘들다. 이렇게 등을 계속 구부리는 자세는 자신 몸무게의 2.5배나 척추에 부담을 주게 된다. 이때 요통이 발생되거나 더욱 심해지게 된다.

또 김장은 베란다와 같이 넓은 공간이 있는 바깥에서 주로 담근다. 추운 날씨로 근육이 굳어져 있어 무리하게 되면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평소 척추 질환이 없었어도 김장을 하다 삐끗했다며 급성요추염좌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중년 여성의 경우 폐경기와 맞물려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폐경 이후에는 연골을 보호해 주는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기 때문에 골밀도가 급감하고 연골이 약해져 손상받기 쉽다. 폐경기 여성의 경우 허리 주변 근육의 인대가 약해져 요추 염좌와 같은 허리 부상 위험이 더 높다.

김장을 할 때는 가능한 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바닥보다는 식탁에 앉아서 허리를 곧게 편 자세를 유지하고 바닥에 앉아서 일할 때는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이용해야 한다. 되도록 등을 벽에 붙여 바로 펴고 앉은 뒤 허리가 굽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장을 할 때 최소 2명 이상 무거운 것을 들면 허리 부담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실외에서 김장을 담그는 경우라면 모자, 목도리 등을 착용해 보온성을 높여주도록 하자.

만일 김장 이후 허리 통증이 시작됐다면 일단 며칠 동안은 안정을 취해야 한다. 이때 가정에서는 20~30분 정도 찜질하면 통증을 좀 더 빨리 완화할 수 있다.

통증 부위가 붓고 열이 날 때는 냉찜질이 효과적이고 허리가 뻐근하고 묵직하다면 온찜질이 좋다. 온찜질은 최대 50도를 넘기지 않도록 하고 냉찜질은 6~7도가 적당하다. 허리의 뻐근함을 풀기 위해 하는 각종 운동들도 증상이 호전되기 전까지는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통증이 1주 이상 지속되거나 자세가 옆으로 틀어진다든지, 앉았다 일어날 때 허리를 바로 펼 수 없거나 엉덩이로 통증이 내려오고 허벅지·엉덩이가 당기고 저리는 느낌, 기침할 때 허리 전체가 울리는 느낌 등 평소 앓던 요통이 심해진다면 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하자. 반성배(창원 the큰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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