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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예루살렘과 독도- 전강준 사회2부장

기사입력 : 2017-12-11 07:00:00


예루살렘은 30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 긴 역사만큼이나 예루살렘을 차지했던 주인은 여러 번 바뀌었다. 크게 유대인, 기독교, 무슬림이 각각 통치하며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550년간은 유대인이, 400년간은 기독교가, 1200년간은 무슬림이 지배를 했다. 모두 자신의 시대는 열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내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지역이 됐다. 그래서 3개 종교의 성지이자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닌 평화의 도시가 돼 왔다.

▼이 아슬아슬한 공존의 평화를 무너뜨린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 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긴다고 발표해 중동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급기야 이스라엘과 끝없는 분쟁을 해왔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7~8일을 ‘분노의 날’로 정하고 인디파타(민중봉기)를 다시 시작한다고 선포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영토를 두고 끊임없는 충돌을 빚어왔음을 볼 때, 하마스의 결정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미 극렬히 항의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경찰이 쏜 총에 팔레스타인 수명이 숨지거나 부상을 당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지만, 국제법상 어느 나라의 소유도 아니다. 이것을 내 것, 네 것으로 세 치 혀로 갈랐으니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예상은 했어야 했다.

▼당선 직전부터 직설적인 언어와 행동으로 화제를 모았던 트럼프는 당선 이후에도 변함이 없다. 자국보호주의가 최우선이라면 타 국가에 협박으로 느낄 정도의 발언일지라도 서슴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분쟁만 몰아오는 싸움닭처럼 느껴졌다. 연유야 어떻게 됐든 트럼프의 이번 예루살렘 도시 손들어주기도 그런 차원처럼 느껴진다. 트럼프가 독설과 입바른 소리를 그렇게 잘한다면 예루살렘처럼 이참에 독도를 한국땅이라고 명확히 천명하면 어떨까.

전강준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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