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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멸종위기종을 지켜라 (하) 원인과 대책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와 제한된 정보

조사·정보공유 강화하고 전문인력 늘려야

기사입력 : 2017-12-13 22:00:00

환경영향평가는 각종 개발사업 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평가해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제도다.

환경영향평가 시에는 멸종위기종 등 법정보호종의 서식현황을 조사하고, 이에 대한 보전방안도 함께 제시한다.

하지만 최근 도내에서 공사 현장에 법정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는데도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 누락되고, 이러한 사실이 평가 협의 이후에 발견돼 공사가 일시 중단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와 환경단체는 부실한 조사와 이를 믿는 협의기관, 그리고 제한된 정보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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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창원 구산해양관광단지 예정지에서 자연생태조사를 하고 있다./마창진환경연합/



◆부실한 환경영향평가 조사= 자연생태 모니터링 전문가들은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씩 현장조사를 하지만,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의 현장조사는 한 번에 이틀씩 1~4차례 진행하고 조사 지점도 한정적이다. 올해 환경단체가 멸종위기종인 기수갈고둥과 갯게를 발견함에 따라 재조사를 진행한 창원 구산해양관광단지의 경우, 두 법정보호종이 발견된 조간대 상부지역은 앞서 진행한 환경영향평가에서 조사 지점으로 포함되지 않은 곳이었다.

원대행업체가 상대적으로 전문가 수가 부족한 중소 대행업체에 2차로 하도급을 주는 일도 빈번해 날림 조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관계자는 “적은 사업비로 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협의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이 같은 평가보고서를 우선 신뢰하는 것도 문제다. 지난 2014년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누락된 거제 산양천의 멸종위기종 남방동사리는 인터넷에 ‘거제 산양천’으로 검색만 해도 함께 나올 정도로 국내 유일한 서식지였지만, 당시 낙동강청이 이를 몰랐다는 것이 단적인 예다. 낙동강청의 복수 관계자들은 전문가가 아닌 소수의 공무원들이 매년 500~600건의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하면서 대행업체가 작성한 보고서를 다른 자료와 상세히 비교·검토하거나, 매번 세밀한 현장조사를 하기란 인력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제한된 정보= 멸종위기종은 환경부에서, 보호대상해양생물종은 해수부에서 지정하고 매년 서식지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환경부의 경우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전국분포조사’를 하는데, 이 자료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구체적 현황과 서식지가 드러나면 남획, 포획 등의 우려가 있어 환경부 산하기관 사이에서도 자료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 실정이다. 국가기관에서 종사하는 한 생태보전 선임연구원은 “예산을 들여 조사한 것을 꽁꽁 싸매기만 하지 말고 활용해야 한다. 시민들에게까지 상세 공개할 필요는 없지만, 인·허가권을 가진 지자체 공무원이나 각 환경청 담당자들에게 정보접근권을 줘 현황 파악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지역 NGO단체에라도 공개해 서식지를 감시·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은=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는 ‘필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행업체에 발주를 준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 협의 전에 제3의 기관 또는 전문가 자문회의를 구성해 사전 검토하는 것을 정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협의기관의 환경영향평가 인력을 보충하고, 지역 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을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혁재 창원대 생물학화학융합학부 교수는 “사업주 차원에서 피드백을 하면 환경청에서 보완할 때 2차 검증이 되므로 한층 더 필터링이 강화된다”며 “제대로 된 지역 전문가들이 보면 대행업체가 현장을 갔는지 안 갔는지 파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평가된 환경영향평가 비용을 적정수준으로 높여 조사의 질을 높일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법정보호종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 이제는 시민의 눈으로 감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알려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악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알려서 시민들이 참여해 감시하는 방식으로 나가는 것도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기수갈고둥처럼 창원에 서식지가 잘 된 종은 지자체에서도 나서서 브랜드화해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대훈 기자 ad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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