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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46) 제22화 거상의 나라 ⑥

“무슨 생각을 해요?”

기사입력 : 2017-12-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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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는 호텔로 돌아오자 봉투부터 살폈다. 봉투에는 10만원권 수표가 스무 장이나 들어 있었다.

“와아!”

산사가 환성을 질렀다.

“누님은 대부인인 것 같아요.”

“대부인이 뭐야?”

“높은 관리의 부인이오.”

“그냥 사촌누나야.”

“자기는 얼마 받았어요?”

“나도 같아.”

김진호의 봉투에도 200만원이 들어 있었다. 문자 그대로 용돈을 챙겨준 것 같았다.

“피곤하지? 좀 쉬어.”

김진호는 산사에게 침대에서 쉬게 하고 자신은 창밖을 내다보았다. 연남동에는 중국인들이 많이 살지만 높은 건물이 없다. 중국식당이 많아 중국인들과 중국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청바지 천 벌을 주문받아 오라고?’

80년대 종합상사에서 신입사원들에게 지시하던 스타일이다.

서경숙은 센스가 있다. 김진호에게도 용돈을 주었지만 산사에게도 용돈을 주었다.

“무슨 생각을 해요?”

거리를 내려다보는 김진호를 산사가 뒤에 다가와서 포옹했다.

“저녁 때 쇼핑하러 가자.”

“백화점이요?”

“아니야. 패션타운으로 갈 거야.”

창밖에 눈발이 희끗희끗 날리고 있었다. 산사는 고향을 떠나왔다. 앞으로는 한국에서 더 오래 살게 될 것이다. 산사에게 잘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좋아요.”

산사가 김진호의 등에 얼굴을 문질렀다.

‘나는 10년 안에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무역회사의 주인이 될 거야.’

김진호는 눈발이 날리는 거리를 내다보면서 결의를 다졌다.

‘장사를 하려면 전쟁을 하듯이 하라고?’

옳은 말이다. 전쟁은 군인들만의 싸움이 아니다.

전쟁을 하기 전에 명분을 세우고, 적을 압도할 군사력을 준비하고, 적이 방심하고 있을 때 기습적으로 공격해야 수비할 수 있는 것이다. 장사도 역시 마찬가지다.

산사를 안아서 무릎 위에 앉혔다.

“눈이다.”

산사가 눈을 보면서 즐거워했다. 산사는 대만과 위도가 비슷한 복건성 무이산 출신이다. 11월에도 영상 30도를 넘는 날씨라 겨울에도 눈을 보는 일이 거의 없다.

김진호는 그녀의 가슴을 애무하고 스커트 안으로 손을 넣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