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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50) 제22화 거상의 나라 ⑩

“회사는 언제부터 할 거예요?”

기사입력 : 2018-0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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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가 애교를 부렸다.

“좋아.”

“당신이 지쳤을 때 차를 따라 주고 당신이 힘들 때 발을 씻어줄 거예요.”

“중국사람 같지 않네.”

중국인들은 여자도 밖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남자가 집안 일을 하는 일이 많았다. 김진호는 세 시간 동안이나 동대문 의류상가를 돌아다녔다. 서경숙이 용돈을 주었는데도 산사는 셔츠 하나밖에 사지 않았다.

“양꼬치 먹으러 가요.”

산사가 김진호의 팔짱을 끼었다. 김진호는 그녀와 함께 골목으로 들어갔다. 목로주점에서 양꼬치를 팔고 있었는데 산사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데리고 갔었다. 양꼬치 집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제는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회사는 언제부터 할 거예요?”

“내일부터라도 해야지.”

“그렇게 빨리요?”

“이제 곧 새해야.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지. 사무실을 열고 인터넷도 설치해야지. 회사 등록도 해야하고….”

당장 사무실을 구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창업자를 위하여 책상 하나를 빌려주는 곳도 있다. 일단은 우편물을 받을 수 있는 연락처만 있으면 된다.

“회사 이름은 뭘로 해요?”

“글쎄 뭘로 할까?”

회사 이름이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화하오 어때요?”

“화하오?”

“화호(華好)… 중화민족을 사랑한다. 중화민족을 좋아한다 뭐 그런 뜻이죠.”

김진호는 화호라는 말이 썩 내키지 않았다.

“화웨이 아시죠?”

“알지.”

화웨이는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 설비 업체로 스마트폰까지 생산하고 있다.

화웨이는 중화민족을 위하여라는 뜻으로 한때 화웨이 제품을 사는 것이 애국하는 것이라고 중국 정부가 선전을 하기까지 했다. 중국에서는 회사 이름을 짓는 것도 애국적이어야 한다.

“화호무역회사라….”

“정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중에 이름을 바꿔요.”

“그러자.”

김진호는 산사와 잔을 부딪치고 술을 마셨다. 김진호는 양꼬치를 먹은 뒤에 연남동 호텔로 돌아왔다.

“사무실부터 있어야 하겠지. 내가 여의도에 오피스텔이 하나 있어. 당분간 그걸 사무실로 쓰는 게 어때?”

서경숙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