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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경 시인, 세 번째 시집 ‘국수를 닮은 이야기’ 펴내

기사입력 : 2018-0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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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있는 화법으로 시를 쓰는 박구경 시인이 세 번째 시집 ‘국수를 닮은 이야기’를 펴냈다.

시인은 삶의 눈물과 허기를 통찰하며 현실을 직조하는 감각과 서정을 곡진하면서도 간결하게 담은 시들을 책에 써 내렸다. 시집에 수록된 ‘전쟁이나 평화적인 것’, ‘평화’, ‘이라크 학동(學童)들에게’ 등의 시편에서는 무거운 주제에 짓눌리지 않고 되레 사소한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있고, ‘대숲에 흰 눈이 내리면’, ‘응시’, ‘김해 김씨 울 엄마 창순이’ 등의 사모곡과 가족 간의 정담과 애잔함을 노래한 시편들엔 여운이 제법 길게 울린다.

1. 멸치 몇 마리로 국물을 내/국수를 말아 먹는다//국수 속엔 국수를 닮은 이야기가 있고/그 사람들이 있고/그 사람들의 그 사람들이 거듭 얽혀 있다// 국수,/짧고 긴 생명의 이야기//2. 쓸수록 어렵고 힘든/시의 본령//자르고 토막 내고/겹쳐진 의미의 말들을 거둬내고/너무 짧아져/여백의 미에 낙서하고픈/짤막한 또는 한줌//뭘 하자고 처음 생각했던가?/촌철살인//나이 먹어가며 하나씩 버리고/정리하는 것과 같이 -‘짧은 시는 어렵다’ 전문-

시집 표지를 뽑은 이 시에는 짧고 긴 생명의 이야기로 국수를 주목하고 시의 본령을 찾아 시인의 깊고 단단한 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강형철 시인은 “그의 시는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대세인 세상에서 공동체의 대의와 구현해야 할 정의를 숙성된 시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시는 현란한 말들의 무분별한 조합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의 삶을 매개로 숙성되는 것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오늘 우리 시단에 보여주는 한 전범이다”고 평했다.

박 시인은 1956년 산청에서 태어나 1996년 ‘경남작가’로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진료소가 있는 풍경’ ‘기차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등을 냈으며 제1회 경남작가상을 수상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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