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기고] 제1야당은 지금 뭘 하고 있는가?- 윤봉현(전 마산시의회 의장)

기사입력 : 2018-01-15 07:00:00
메인이미지


요즘 나라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이게 제대로 된 나라가 맞느냐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안타깝고 답답하다. 한마디로 이 나라가 반자유민주, 반시장경제 체제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잔뜩 드는데도 제1야당이란 집단은 뭘 하는 조직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조그마한 권력과 권한에 도취돼 맡겨진 막중한 소명과 책임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아 그저 한심스럽게만 느껴진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만, 비록 원초적인 잘못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있었다손 치더라도 그것이 과연 대통령을 탄핵 파면한 이후에도 적폐청산이란 이름의 파면정국을 계속 끌고 나가야만 하는 것인가.

빛나는 조연으로는 왕의 총애를 잃은 간신배들이 치졸한 복수심으로 적과 내통해 스스로 혁명군의 완장을 차고서 정권을 헌상한 전 새누리당 내의 비겁하고 패륜적인 1등 공신의 반란꾼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명을 바꾸고 뒤늦게 전선에 뛰어들어 봤지만 전장의 큰 물결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나마 천우신조로 대선에서 2등이나마 하였고 제1야당이라도 유지할 수 있었다. 정권을 견제하며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면 국민들은 자유한국당에 또 다른 희망이라도 가져 보려 할 것이다. 그런데 하고 있는 일이란…!

자당의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데 앞장서며 뛰쳐나간 배신자들을 받아들인 것도 보수우파진영의 대동단결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켜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이해하려 했다. 그런데 친박계라며 차별하고 네 편 내 편 갈라서 내 편만 아우르는 것 같은 폐쇄성과 소아병적인 행태를 보면서 어찌 보수우파의 대통합이란 말이 가당찮다 하지 않겠는가? 국민들은 배신의 주역들을 모두 기억한다. 다만, 더 큰 적들을 눈앞에 둔 전장에서 적전분열을 막고 어떻게든 단합해서 승리해야만 하는 당위에 배신자들의 단죄를 역사의 평가로 미뤄두는 국민의 속 깊은 선의를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무리 정치가 3류 쇼이고 상대가 있으며 수많은 이유와 명분이 있다손 치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시대적 가치는 존재한다. 불의에 굴복하는 정치는 죽어야 한다. 불의를 정의처럼 둔갑시키는 무리들도 단죄돼야 한다. 리더는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다. 모두가 성공하는 리더가 되는 것도 아니다.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덕목은 비전과 소통과 포용력으로 조직구성원이 목표를 위해 함께 갈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다.

홍준표 대표에게 이런 리더십이 있는 걸까. 최근의 연이은 한국당의 불협화음을 보면서 머리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자유한국당의 불안은 정통보수우파의 위기이고 자유대한민국 체제 존립의 위협이다. 좀 더 넓게, 좀 더 멀리, 좀 더 낮고 높게 보면서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리더십과 팔로우십을 보여주는 리더와 구성원들의 모습을 기대하고 또 기대하며 자유한국당의 분발을 촉구한다. 선거 때마다 최선이 없어 차선이라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국민의 안타까운 심성을 악용하는 정치가 더 이상 이 땅에 발붙일 수 없었으면 한다.

윤봉현 (전 마산시의회 의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