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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학교폭력, 교육에서 해결의 실마리 찾아야- 이진규(경남안전실천시민연합 상임이사)

기사입력 : 2018-0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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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을 시작으로 강릉, 아산, 서울, 부천, 세종시, 그리고 경남 등 각 지역의 학교 폭력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경찰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5년간 도내 학교폭력 사범은 4500명으로 전국 7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2년 학교전담경찰관을 배치한 이후부터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학교폭력 및 청소년 범죄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학교폭력은 학교 안팎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상해, 폭력,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해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주는 행동 모두를 뜻한다.

최근 청소년 강력범죄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소년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년법을 개정하고 형사적으로 처벌을 강화하자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해외의 경우를 살펴보면 미국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서 학교 폭력을 엄중히 다스리고 있다. 죄질이 나쁠 경우 청소년이라도 엄격하게 처벌하는데, 미국 법원은 2012년 자신을 괴롭히던 학교폭력 가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학생에게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가해 학생의 부모를 처벌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한 중학생이 저지른 사이버 학교폭력으로 피해자가 자살하자 가해학생 어머니를 자녀 비행 방조죄로 체포하기도 했다.

가해자의 처벌을 강화하기보다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교육제도 도입이 더 시급하다는 주장도 많다. 학교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교육에 방점을 두고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있다. 핀란드는 ‘왕따에 맞서는 학교’라는 뜻의 ‘키바 코울루(KiVa Koulu)’라는 교육 프로젝트를 개발해 2009년부터 청소년들에게 1년에 20시간씩 키바 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 교육의 핵심은 ‘공감’. 학생들은 역할극을 통해 왕따 역할을 맡아서 간접적으로 학교폭력을 경험하게 된다. 역할극을 본 후 나머지 학생들은 따돌림받는 학생을 도울 방법과 왕따를 근절시킬 방법을 고민하고 토론한다.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누구라도 학교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학교폭력 정보제공 및 신고를 할 수 있는 앱을 설치해놓고, 자신 또는 친구가 학교폭력 상황에 처할 때 활용해야 한다. 내 말과 행동 때문에 상대방이 기분 상했다고 하면 바로 사과해야 하고, 친구 사이에서 재미와 장난을 위해 하는 행동들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입장 바꿔서 기분을 헤아려 봐야 한다. 무리한 요구를 받을 때에는 ‘미안하지만 나는 네가 말하는 대로 할 수가 없다’라는 식으로 단호하게 거절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피해학생이라면 이 피해가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피해를 당했을 때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부모님, 선생님, 전문가 등 주변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소외되거나 피해당하는 학생의 심정을 헤아려보고 폭력을 목격한 경우에는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학교폭력신고는 ‘고자질’이 아니라 정의로운 행동이다. 나뿐만 아니라 학생 전체를 위해서 알리는 것이니 꼭 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진규 (경남안전실천시민연합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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