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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밝은 사회를 꿈꾸며- 하정임(경남과기대 양돈과학기술센터 연구교수)

기사입력 : 2018-0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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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엘리베이터 안에서 들리는 청아한 아들의 인사 소리다.

휴가를 떠난 호텔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각 층에서 한 명씩 총 세 명의 어른이 더 탔는데 몇 초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엘리베이터 안에는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하지만 아들은 해맑은 표정으로 어김없이 ‘안녕하세요’ 인사를 먼저 건넸다. 처음 타신 분은 그 모습을 세 번 보고 두 번째 분은 두 번 보고 마지막 타신 분은 처음 보는 장면이지만 어린 아이 때문에 모두 웃게 된다며 칭찬 일색이었던 기억이 난다.

부모로서 아이 교육에서 첫 번째로 꼽았던 것은 ‘인사하기’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신 부모들도 요즘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환한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띠며 상냥하게 인사 하는 사람을 보면 뛰어난 외모와 멋진 옷차림을 한 사람 이상으로 호감이 가기 마련이다.

첫인상은 소통의 시작이다. 첫인상은 처음 만나 짧은 시간에 전해지는 상대에 대한 평가로 한 번 형성이 되면 잘 바뀌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말을 부정하며 첫 대면 이후의 긍정적인 행동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할지 몰라도 첫인상은 먼저 제시된 정보가 더 큰 효과를 가진다는 ‘초두효과’의 대표적인 예로 과학적인 실험 결과들도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사회생활에서 좋은 첫인상을 남기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만약 필자에게 그런 질문을 한다면 짧은 순간에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악수라고 대답할 것이다.

최근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에 대학 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자 방문했을 때 만난 마틴 교수의 악수가 기억에 남는다. 미소를 띤 얼굴로 눈을 맞추며 짧고 강한 악수만으로도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힘이 그의 악수에 있었던 것 같다. 이성보다 빠른 건 감각이고, 그 감각 중에서 가장 빠른 것은 손이라서 ‘손’이 인간관계에서 첫인상을 좌우한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이때, 나부터라도 먼저 인사 건네고 악수할 수 있는 밝고 따뜻한 사회를 기대해 본다.

하정임 (경남과기대 양돈과학기술센터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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