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기고] 하남대교(河南大橋)- 이승철(시인·수필가)

기사입력 : 2018-01-18 07:00:00
메인이미지


사람과 동물을 비롯해 걸어 다니는 생명체는 다리가 있다. 이 다리는 떨어져 있는 곳을 연결하는 교두보다. 가기 힘든 곳에는 다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작은 돌다리에서부터 나무다리를 이용하다가 문화가 발달해 차가 다니는 차도가 생겼다. 이보다 더 중요한 다리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인도교(人道橋)다. 다리의 명칭이 한문화되면서 교량(橋梁)이라 하여 큰 다리는 대교(大橋)라 한다. 문화가 발달하면서 다리의 중요함을 더 많이 느낀다. 그래서 대교가 곳곳에 생기게 된다.

남해와 하동, 하동과 남해 간에 건설된 대교의 명칭을 놓고 두 지역에서 지역적인 명칭을 놓고 양론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된 것을 보고, 필자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다리는 다니기 어려운 곳을 연결하는 통로다. 대부분 육지에서 섬으로 연결되거나 같은 지역에서도 하천이나 바다를 건너는 다리다.

다리 명칭은 육지에서 섬으로 건널 때는 섬의 명칭을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어 보면, 경기도 김포에서 강화도를 연결하는 강화대교, 해남군 문내면에서 진도로 연결하는 진도대교, 통영의 사랑도 다리, 하동 금남면 노량바다에서 남해군 설천리 노량 바다로 연결하는 남해대교, 통영과 거제를 연결하는 거제대교 등 대부분 육지에서 섬으로 연결하는 섬의 명칭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하동과 남해를 연결하는 다리도 남해대교라 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 같다. 그러나 한 지역에 두 개의 다리 이름을 가지고 있으면, 제일 남해대교 제이 남해대교라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그 숫자도 헷갈릴 수도 있고, 1, 2를 빼 버리고 말을 할 때도 있다. 그런 번거로움을 피하고 좋은 명칭은 없을까, 고민하다가 좋은 이름을 선택한 다리 이름이 생각나서 소견을 말해 본다. 마산과 창원을 연결하는 마창대교. 그리고 거제에도 거제대교가 있어서 부산 가덕과 연결하는 다리를 거제의 거자와 부산 가덕의 가자를 따서 거가대교라 했다.

이런 명칭을 보면서 남해와 하동을 연결하는 대교를, 남해 하동의 남하대교라 하든지, 하동 남해의 하남대교라 하는 것이 좋을 성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해서 하동으로 통하는 남하대교란 어원은 남하가 남아로 불릴 수도 있고, 남아 있다는 뜻도 되고, 남쪽으로 남하한다는 어원도 된다. 하동서 남해로 통하는 하남대교(河南大橋)라 했으면 어떨까? 하동서 남해로 통하는 대교란 뜻이다. 이 말의 어원은 음양과 고저청탁이 맞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이웃사촌같이 살던 두 고을이 이 다리 이름으로 인해 찬 기운이 도는 분위기인데 서로 양보하면서, 이 다리가 연결되어 형제처럼 정을 나누면서 사는 살기 좋은 관광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보다 더 좋은 이름은 없을까?

이승철 (시인·수필가)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