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남북 ‘탁구여왕’ 27년 만에 만날까

1991년 세계선수권 단일팀 ‘금’ 합작

리분희, 패럴림픽 책임자로 방한할 듯

기사입력 : 2018-01-18 07:00:00
메인이미지
사상 첫 탁구 남북단일팀이 성사됐던 1991년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 여자 단체전에서 세계 제패를 합작했던 현정화(오른쪽)와 리분희./연합뉴스/


탁구여왕으로 이름을 날렸던 현정화 (49) 렛츠런탁구단 감독이 북한 스타 플레이어 출신의 ‘언니’ 리분희(50)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과 강원도 평창에서 27년 만에 만날 전망이다.

북한은 17일 평창 실무 회담에서 2018 평창 패럴림픽에도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평창 패럴림픽에 장애인 노르딕 스키를 포함한 선수를 파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한 장애인체육 행정의 실무 책임자를 맡은 리분희 서기장이 한국 방문 가능성은 크다.

리분희 서기장이 북한 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찾는다면 선수 시절이던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 일원으로 호흡을 맞췄던 현정화 감독과 무려 27년 만에 재회가 이뤄질 수 있다.

현 감독과 리 서기장은 지바 세계선수권 단체전 멤버로 나서 여자단체전에서 9연패를 노리던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합작했다.

당시 남북 단일팀이 금메달을 따기까지의 46일간 합숙 훈련과 금메달 획득 순간의 감동적인 장면은 ‘코리아’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 감독과 리 서기장은 여러 차례 기회에도 지바 대회 이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현 감독은 지난 2005년 6월 ‘6.15 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하는 평양 민족통일대축전에 한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북한 평양을 방문했다. 하지만 리 서기장을 수소문했어도 끝내 만나지 못했다. 현 감독은 지바 대회 때 친언니처럼 따랐던 리 서기장에게 주려던 편지도 전달하지 못했다. 또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여자대표팀 총감독 자격으로 참가했던 현 감독은 올림픽 직후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면서 한 달 후 런던 패럴림픽에 북한 선수단을 이끌고 출전한 리 서기장과의 ‘남북 탁구여왕’ 재회가 무산됐다.

마지막 만남 기회였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현 감독이 아시안게임 선수촌장을 맡았지만, 음주 운전 여파로 사임했다. 리 서기장도 곧이어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면서 둘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4년여의 세월이 흘렀고, 둘은 27년 만에 만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현 감독은 “(리분희) 언니가 온다면 이번만큼은 꼭 재회해서 그동안 지낸 이야기를 하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서 “어떤 상황이 생기더라도 무조건 찾아가 만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추진하는 여자 아이스하키의 남북 단일팀도 우리 선수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연합뉴스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