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거부의 길] (1273) 제22화 거상의 나라 33

“애인이 필요한 거예요?”

기사입력 : 2018-02-07 07:00:00
메인이미지


단순하게 한국 말을 배우기 위해 그와 동거한 여대생도 있었다. 중국에 한동안 한국드라마 열풍이 불었었다. 드라마 때문에 여자들이 한국 남자들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었다.

‘술은 그 지방의 술을… 여자는 그 지방의 여자를….’

김진호의 지론이었다.

김진호는 중국의 술과 여자를 좋아했다. 서로가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세심한 배려를 할 필요가 없었다.

“진호씨, 대단했어요.”

원심매가 그의 가슴에 얼굴을 얹어놓고 말했다. 김진호가 그녀의 등을 쓰다듬었다. 매끄러운 등을 타고 내려가다가 둔부에 머물렀다.

“뭐가요?”

김진호가 능청스럽게 물었다.

“테크닉이요.”

원심매가 깔깔대고 웃었다. 노골적이구나. 김진호는 속으로 대범한 여자라고 생각했다.

“서울에 올 때 전화해도 돼요?”

김진호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왜요?”

“몰라요?”

눈을 흘긴다. 애교도 있는 여자다.

“사랑하지 않으면 안 만날래요.”

“사랑해야죠. 사랑 때문에 만나는데.”

“전에도 이렇게 남자를 만났어요?”

“아니요. 진호씨가 처음이에요.”

원심매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그녀의 커다란 가슴이 김진호의 가슴을 짓눌렀다.

“남편은 어떤 사람이에요?”

“좋은 사람이에요.”

“좋은 사람인데 바람을 피워요?”

원심매가 그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입을 막아버리려는 행동이다.

“가정은 지킬 거예요. 그래서 부담없는 사람이 좋아요.”

원심매는 거짓없이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애인이 필요한 거예요?”

“내가 나빠요?”

“당연히 나쁘죠.”

원심매가 가슴으로 그를 짓눌렀다.

“나를 유혹한 것은 진호씨예요.”

“심매씨가 예쁘니까 유혹을 한 거죠. 예쁜데 어떻게 유혹을 안 해요?”

“진호씨, 바람둥이죠?”

“아니요. 여자를 사랑하는 거뿐이에요.”

김진호는 속으로 웃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