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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코골이의 위험성

이상하 (창원파티마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기사입력 : 2018-0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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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창원파티마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코골이는 절대 가볍게 볼 증상이 아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코골이를 절대 내버려두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한다.

코골이가 심한 환자들의 경우 자다가 얼마 동안 호흡이 중지했다가 갑자기 몰아쉬는 호흡이 반복 발생하기도 한다. 이것을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 반복적으로 ‘질식’이 발생하게 되고, 호흡을 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잠을 깨게 된다. 결국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게 되어 충분한 시간을 잤는데도 개운한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반복적인 ‘질식’ 상태가 발생하면, 우리 몸에서는 교감신경(사람이 위험한 상황이나 흥분되었을 때 자극되는 신경)이 활성화되어 지속적인 혈관 수축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고혈압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결국 심장에 부담을 주게 되고 부정맥, 허혈성 심장질환, 심장정지에 의한 급사에 이르기까지 한다. 2017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Vgontzas 교수의 보고에 의하면 가벼운 정도의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의 고혈압 발생률이 정상인보다 약 4배 높았다고 한다. 또 다른 보고에 의하면 수면무호흡 환자의 50%에서 고혈압이 동반되고, 고혈압 환자의 약 30%에서 수면무호흡이 동반되어 있다고 한다. 만약 자신이 고혈압이 있다면 수면무호흡증은 없는지에 대해서 꼭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면무호흡증은 심근경색의 위험인자 중 하나로,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심근경색 발생 위험도는 정상인보다 23배나 높다.

수면무흡증으로 인한 지속적인 혈관 수축은 뇌혈관에서도 동시에 일어나게 된다. 즉, 수면무호흡증이 뇌졸중, 뇌출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연구에 의하면, 뇌혈관 질환을 앓은 환자의 약 70%에서 수면무호흡증이 발견되고 있다. 또한 중고도(中高度)의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정상인에 비해 약 4배 정도 뇌혈관 질환의 빈도가 높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이 정상인에 비해 더 일찍 치매 질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당뇨병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질이 좋은 수면은 우리 몸의 대사율을 높이고 체중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보고에 의하면 중간 정도의 수면호흡장애가 있는 환자에서 정상인보다 3배 더 당뇨병이 높게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2017년 펜실베이니아대학 Vgontzas 교수 연구). 2017년 영국 버밍험대학 연구에서 수면무호흡환자들의 당뇨망막병증이 정상인에 비해 2.3배 높았다. 그리고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서 ‘당뇨병 발(당뇨병 환자에서 발에 궤양, 괴사 발생하는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2.78배가 높다는 보고도 있다.

수면호흡장애의 합병증은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코골이는 결코 방치해서는 안 된다. 코골이가 심하고 주간 졸림 증상이 있다면 의사와 상의하여 적절한 검사 및 치료를 받기를 권유한다. 그리고 고혈압, 당뇨병, 뇌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는 본인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은 없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이상하 (창원파티마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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