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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내 연극계 ‘성추문 후폭풍’

일부 학교 “연극수업 부담스럽다”

극단과 결연 끊고 수업 거절

기사입력 : 2018-02-25 22:00:00

잇단 성추문으로 연극계 전반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면서 도내 연극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 ★관련기사 7면

도내 모 극단은 최근 지역 학교와의 결연이 취소됐다. 번작이 조증윤 대표가 김해 모 중학교 방과후 활동 강사를 맡으면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추행,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학교 측이 연극 수업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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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픽사베이/


이 극단 대표 A씨는 “올해 지역 내 학교 2곳과 새롭게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2곳 다 취소를 요청해왔다. 분위기가 어떤지 알고 있기에 더 얘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극단은 학교로부터 연극수업 협력 요청을 거절당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꿈다락문화학교에서 연극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이 극단은 매년 학교의 협조를 받아 학생들의 연기 지도를 해왔다. 극단 대표 B씨는 “매년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 아이들이 연극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해왔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좋지 않아 공문이 통과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내 16개 극단과 배우들이 대부분 지역 초, 중, 고교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이라 이 같은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극과 관련된 각종 행사나 사업들도 추진이 불발될 위기에 놓였다. 경남연극협회는 경남연극제를 비롯해 올해 수천만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예산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남연극협회 관계자는 “기업이나 메인 스폰서들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아야 추진할 수 있는데 지원을 꺼리거나 곤란해 하는 분위기가 많은 것 같다”며 “지난해부터 공들여 준비했던 사업들이고 열심히 해왔는데 이런 상황을 맞게 돼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당장 4월 초 개막을 앞둔 올해 경남연극제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남연극협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관객들이 전보다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단체 관람 협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홍보 방안을 고심 중이다”고 말했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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