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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93) 제22화 거상의 나라 53

“오느라고 고생했어요”

기사입력 : 2018-03-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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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는 유청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유청의 얼굴은 진지했다.

“무슨 말씀입니까?”

“한국에서 의류를 수입하고 싶습니다.”

“수입이요?”

“내가 주문을 받으면 물건을 구해다가 주십시오. 소량이라도 가능할까요?”

김진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유청의 말은 수입대행업을 하라는 뜻이다. 동대문이나 남대문의 의류상가와 손을 잡으면 못할 것도 없다.

“물론 가능하겠지요.”

“저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가게마다 다니면서 물어도 봤고요.”

“소량인데 이익이 남겠습니까?”

“그래서 날짜를 정할 겁니다. 예를 들어 매달 15일, 1일 등….”

“좋습니다. 한번 해보지요.”

김진호는 유청과 함께 일하자고 말했다. 유청은 상당히 깨어 있는 사람이었다. 그에게 내일 사무소로 나오라고 말했다. 송진화와 이야기를 해보아야 했다.

김진호는 오후에 공항으로 가서 직원들을 맞이했다.

“오느라고 고생했어요.”

김진호는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아닙니다. 사장님께서 고생하셨습니다.”

신건우가 말했다.

“차가 없으니까 택시를 타고 숙소로 갑시다.”

오전에 계약한 여관에 짐을 풀게 하고 걸어서 사무소로 갔다. 사무소는 숙소에서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외국에 왔기 때문에 직원들은 약간 상기되어 있는 것 같았다.

“당분간 일은 여기서 하기로 하고 2, 3일 동안 북경 시내를 돌아보도록 해요.”

북경은 물론 중국을 상대로 장사를 해야 하니 낯익어야 하는 것이다.

“여기는 등려화씨고….”

등려화도 직원들에게 소개했다.

“지금은 이 건물이 보잘것없지만 나중에는 좋아질 겁니다. 봄 되면 꽃도 피고요. 중국 진출의 전초기지가 되어야 합니다.”

직원들과 앉아서 차를 마셨다. 사무소에는 책상과 컴퓨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등려화가 애를 쓴 것이다.

“오늘 점심 때 유청이라는 사람을 만났는데 수입대행을 해달라고 하더군요. 자기가 주문을 맡아 오고 우리는 수입을 하는 거지요.”

“이익이 있을까요?”

신건우가 물었다.

“많은 이익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생각해 봐야 돼요.”

“그 사람이 주문을 받아 오면 동대문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보내게 할 수 있어요. 문제는 치수나 이런 게 정확해야 돼요.”

송진화가 말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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