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기고] 화재예방, 관심과 사랑으로 시작- 김동권(거제소방서장)

기사입력 : 2018-03-13 07:00:00
메인이미지

작년 우리나라는 공식적인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우리나라는 2017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4%가 넘어섰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주민등록 인구는 5177만8544명으로 2016년(5169만6216명)에 비해 8만2328명(0.16%) 늘었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699만5652명에서 735만6106명으로 36만454명(5.1%) 증가한 반면, 출생자수는 41만1859명에서 36만2867명으로 12%(4만8992명) 감소하는 등 한국 사회는 전체적으로 빨리 늙어 가고 있다.

고령사회에 다가서면서 늘고 있는 것이 노인요양보호시설이다. 노인요양보호시설은 노약자 등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대부분 이용하는 곳이다. 화재가 발생 시 인명피해 우려가 매우 높은 곳이다.

지난 2014년 5월 전남 장성군 요양병원 화재 때 21명이 사망하는 등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화재가 난 2층 별관에는 환자 34명이 입원하고 있었으나 이 시간에 이들을 보호할 인력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2명이 전부였다. 이 같은 근무 인력 현황은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후 정부에서는 노유자생활시설(노인관련시설, 아동 관련 시설, 장애인 생활시설, 노숙인·결핵환자·한센인이 24시간 생활하는 노유자시설)에 대해 간이스프링클러설비·자동화재탐지설비·자동화재속보설비 설치 및 실내장식물의 방염물품 등 사용을 의무화했지만 재해약자에겐 많이 미흡한 실정이다. 소방시설은 화재 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시설일 뿐 화재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시설이 아니기 때문이다.

화재예방을 위해 중요한 것은 소방안전관리자 및 관계인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이다. 건물의 화재 취약요인, 소방시설의 정상 작동 유무, 화재 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화재예방을 위한 첫걸음이다.

소방안전관리자 등 관계인들은 건물의 비상구를 항상 개방하고 스프링클러 설비 등 소방시설을 상시 점검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각 층별 또는 구역별 관리자들이 소화기, 옥내소화전 및 피난 시설 등을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반복적인 훈련을 실시하고 피난 시 행동요령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생활화된 반복적인 훈련이 요구된다. 따라서 거제소방서에서는 요양병원 관계자들에게 주기적이고 자발적인 자체 소방훈련을 유도하고 합동 소방훈련도 실시해 초기 대처능력을 스스로 익힐 수 있도록 교육을 한다.

모든 재난의 기본은 예방이다. 화재는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난히 추웠던 올겨울의 끝자락에서 화재 없는 따뜻한 겨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동권 (거제소방서장)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