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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보종(補宗)과 공동체를 생각하며- 강신백(경남도종회 회장)

기사입력 : 2018-03-14 07:00:00


어언 50년. 나름대로 보종(補宗)을 생각하며 숨가쁘게 달려온 세월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보종의 의미를 ‘종가 또는 종중의 도와 가문을 이어 나가고자 하는 행위 및 사고방식’이라고 정의돼 있다.

숭조상문(崇祖尙門)이나 존조경종(尊祖敬宗)을 위해서는 대종이나 소종을 막론하고 종중의 지속과 화친이 절대과제다. 특히 개인주의가 만연하는 오늘날의 사회 분위기에서 종중의 단합과 화친은 가족해체와 공동체의 와해를 예방한다는 측면에서도 적극적으로 권장되고 장려해야 할 사회적 가치로 부상하고 있다.

존조경종사상이란 일족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입장에서 국가공동체의 발원이요, 씨족 공동체의 계승발전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일정 규범 속에서 안정적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사회규범이다.

지난 1967년 종친회에 입문한 이래 여러 대종회 회장님을 모시고 전국을 누비며 종친회의 번영과 종친의 안위를 생각하며 숨가쁘게 달려왔다.

경남도종회의 창설에 이어 경남청년회와 마산여성회 설립 등 진주강씨 종친회가 각각의 지역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 당당하게 타 문중의 모범이 되고 있음은 우리 모두의 긍지요, 자긍심으로 자리 잡게 됐다.

무릇 보종을 위해서는 대종이든 소종이든 ‘글과 경제와 시간’이라는 3박자를 골고루 갖춰야 한다.

첫째는 글이다. 글을 안다는 것은 문자해독의 능력을 넘어서 종친회의 사무를 헤아릴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말한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고 했듯이 종가의 역사와 문중의 대소사를 이끌어갈 정도의 글을 알아야 한다.

둘째는 경제다. 종사를 맡아 동분서주하려면 일정한 경제력이 요구된다. 재벌과 같은 경제력이 아니라 최소한의 활동경비를 자력으로 조달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능력이 필요하다.

먹고살기에 급급하다 보면 종사를 엄두에도 두지 못한다. 최소한의 활동경비를 염출할 수 있는 경우라야 보종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시간이다. 아무리 글이 출중하고 경제력이 있다 할지라도 사업에 바쁘고 하는 일이 바빠 종사에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면 보종은 마음으로 그치고 만다. 대종이든 소종이든 회장님이나 임원들이 글과 경제와 시간이라는 3박자를 골고루 갖추고 종사에 매진하기에 우리 종친회가 일로 번승하고 있음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이제 보종을 위해 훌륭하게 뒤따르고 있는 종형종제들에 이어 자라나는 우리 후손들이 영원토록 진주 강씨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다 함께 보종의 길을 걸어야 한다.

보종에는 너와 나가 따로 없다. 무술년에 종친 모두가 함께 보종의 의미를 새기며 의식이 충만하기를 기원해 본다.

강신백(경남도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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