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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검찰 출두 왜 반복되나

기사입력 : 2018-03-15 07:00:00


100억원대 뇌물수수, 횡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검찰의 포토라인에 섰다. 이날 ‘피의자’로서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한 장면은 모든 국민을 착잡하게 했다. 검찰조사에 앞서 여섯 문장의 짧은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에게 ‘역사에서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에 대한 도리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때인 것 같다. 이 전 대통령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 배신감과 허탈감이 주는 아픔을 어떻게 어루만지고 치유할 것인지 절실히 고민할 때이다. 검찰은 정치보복 논란이 일지 않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검찰의 피의자 신문이 시작되면서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 모두 한 치 양보 없는 법리공방에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검찰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시된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은 크게 대여섯 가지로 압축된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를 비롯해 다스 실소유주 의혹, 삼성의 다스 변호사 비용 대납의혹, 차명재산을 통한 횡령·탈세,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 등이다. 엄정한 수사는 당연하다. 이 전 대통령도 검찰조사에 성실하게 응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사실을 밝히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국민은 진실을 원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검찰 출두는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다섯 번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 탄핵을 당하고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것이다. 세계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로 부끄럽다 못해 수치스러울 정도다. 이제 남은 관심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칼날이 언제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역사적·사법적 정의를 바로잡고 미래의 권력에 대한 교훈을 남기는 일이라는 점에서다. 국민들은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면서 불행한 역사의 반복을 끊어내길 간절히 염원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