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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립미술관 '지리산생활산수-이호신'전

기사입력 : 2018-03-18 14: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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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동강, 성심원~운리, 하동 먹점마을, 구례 상위마을, 실상사. 지리산에 자주 발걸음해본 이들이라면 낯익은 장소들이 화폭에 담겼다. 둘레길부터 일대 마을과 전경까지 지리산의 구석구석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경남도립미술관에서 15일 개막한 '지리산생활산수-이호신'전은 '지리산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다. 지리산둘레길 조성 1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전시로 이호신 작가가 10여년간 지리산을 답사하며 사생한 산수화 150여점이 걸렸다. 작품이 전시된 3층 5전시실과 전시홀을 찬찬히 걷다보면 지리산을 한바퀴 둘러본 듯한 느낌이 든다.

이호신 작가는 20여년 전부터 지리산권의 자연과 문화에 관심을 가져왔다. "외관상 아름답고 멋있는 산이 있고 내적으로 생활과 문화를 간직한 산이 있는데 지리산은 후자입니다. 지리산은 외형적으로는 다소 밋밋한 형태라 그림 소재로 환영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산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있어요". 작가가 지리산에 빠진 이유다. 그는 10여년 전 산청 남사예담촌으로 귀촌해 본격적인 지리산 탐구를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귀촌 후 작업을 정리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작가는 현장에서 오래 머물며 다양한 시점에서 스케치하고 여기에 인문학적인 관점을 더해 재구성한 후 그림을 완성한다. 작품 속에 지리산의 풍경뿐만 아니라 삶과 문화를 함께 녹인 작업이다. 지리산둘레길 전 구간을 담은 작품은 특히 주목할만하다. 지리산둘레길은 2008년 '생명평화'와 '동서화합'이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지리산 주변 3개 도와 5개 시군, 120여개 마을을 연결한 순례길이다.

작가는 지리산둘레길 운영자인 사단법인 숲길 이상윤 이사와 함께 2년간 둘레길 전 구간인 21구간을 직접 걸으며 구간별 풍경을 화폭에 옮겼다. 산과 마을, 길을 걷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그림 속 풍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둘레길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훨씬 더 즐거운 상상이 가능하다.

백두대간 대표 산으로서 지리산의 웅장함을 맛볼 수 있는 진경 그림과 답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화첩도 볼거리다. 수십권의 화첩에서는 구례, 하동, 산청 등 지리산 곳곳을 누빈 작가의 부지런한 발걸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도 매일매일 지리산을 걷는다는 작가는 이 작업의 궁극적인 목표를 '지리산의 매력을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눈에 보이는 풍경만이 아니라 인문학적인 시각을 더해 지리산의 역사와 문화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지리산을 보고 걷고 그릴 생각입니다". 5월 16일까지. 문의 ☏254-4635. 김세정 기자 sj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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