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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00) 제22화 거상의 나라 60

“어째 술집이 조용한 거 같네”

기사입력 : 2018-03-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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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차는 달짝지근했다. 오랜만에 마시는 대추차의 향이 좋았다.

“그렇지는 않아. 대통령은 서민은행이 설립되면 자기 업적이 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밀고 있어. 넌 어때?”

“1호점을 오픈했고 곧 2, 3호점을 오픈할 거야. 이달 안에 북경에 10개 정도 점포를 계약하고 이 점포들을 성공시킬 거야.”

서경숙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북경대학가에 오픈한 매장 1호점 사진을 보여주었다. 서경숙과 함께 점심으로 돼지갈비를 먹었다. 돼지갈비가 소고기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서경숙과 점심을 마친 뒤에 여의도 사무실로 돌아왔다. 신건우와 함께 직원들의 임금과 자금을 결제했다. 앞으로는 자금결제와 직원채용까지 신건우가 하게 했다. 신건우는 연배도 있어서 일단 상무이사로 임명했다.

‘해가 점점 길어지고 있구나.’

여의도에서도 해가 길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송진화와 함께 동대문에 가서 여름 상품 유행하는 것을 살펴보았다. 일단 1호점에서 팔리고 있는 봄 상품과 2, 3호점에서도 팔 수 있는 제품을 주문 제작했다. 스커트, 블라우스, 바지, 셔츠, 재킷 등을 깜찍한 디자인과 질감이 좋은 천으로 제작하게 했다. 이런 일은 앞으로 송진화와 조상근이 해야 했다.

“신건우 상무는 서울에서 있어야 하고 송진화씨는 어떻게 할래?”

송진화와 해물탕을 먹으면서 물었다.

“저는 중국에서 일하고 싶어요.”

“그럼 송진화씨는 설 지나면 중국으로 가고… 여기서 동대문 시장과 제대로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는데.”

“사람을 너무 많이 뽑는 거 아니에요?”

“몇 달 동안은 적자를 봐야 돼.”

“알았어요. 제가 알아볼게요.”

송진화와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어느 사이에 사방이 캄캄하게 어두워져 있었다.

“어서 오세요.”

응암동의 단란주점으로 가자 장연화와 여주인이 반갑게 맞이했다. 홀에는 손님이 없고 여자는 주인과 장연화뿐이었다.

“어째 술집이 조용한 거 같네.”

“2월에는 손님이 없어요. 불경기도 심하고.”

여주인이 대답했다. 그녀의 눈에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이름은 홍인숙이고 나이는 서른여덟 살이라고 했으나 40대 초반으로 보였다.

“정 사장님은 안 오시고요?”

“이제 볼 일 없어요.”

“헤어졌어요?”

“네. 중국 마누라한테 가버렸어요.”

장연화는 김진호에게 바짝 몸을 기울이고 여주인과 김진호가 주고받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맥주와 안주를 주문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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