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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면수심의 끝은 어디일까- 이태희(김해중부경찰서 수사과 경사)

기사입력 : 2018-03-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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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김해중부경찰서 수사과 경사)


‘10대 딸 6년간 수차례 성폭행한 40대 친부’, ‘8개월 된 아들 때려 숨지게 한 30대 친모’, ‘아들 사망 후 며느리 상습 성폭행·임신시킨 70대 시아버지’, ‘세 남매 엄마 생활고로 불질러’. 이런 사건들을 보면 과연 천륜이라는 것이 있는지 의심이 들게 만든다.

경찰청 2016년 범죄통계에 따르면 살인범죄는 총 914건 발생했고 살인 범죄자는 995명이 검거됐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2013년 소폭 감소한 이후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우려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살인의 방법이 날이 갈수록 잔혹해져 가고, 연령층이 낮아지고 특히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천륜을 거스르는 사례가 급증했다.

천륜마저 무너진다면 사회 구성의 근간인 가정이 무너진다는 얘기와 진배없다. 마하바라타의 아수라장이 따로 없고, 토마스 홉스가 말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는 말이 어울릴 지경이다. 이런 패륜적 살인은 한 사람의 생명·신체에 대한 개인적 법익의 침해에 그치지 않고 건강한 사회 공동체 형성과 유지라는 사회적 법익까지 침해하기 때문에 형사처벌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인간 존엄성에 대한 진지한 성찰부터 양육에 대한 방법론까지 억지로라도 교육을 해야 될 단계에 이르렀다.

이태희(김해중부경찰서 수사과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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