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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마지막 마산구장서의 추억] 5년간 260만명 함성이 마산구장 달궜다

기사입력 : 2018-03-23 07:00:00


259만8687명. NC 다이노스가 1군에 진입한 2013년 이후 지금까지 마산야구장에서 울려 퍼진 함성의 합이다.

NC에게 올 시즌은 더욱 특별하다. 이번 시즌은 NC의 2군 시절부터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픔을 함께해 온 마산야구장(이하 마산구장)에서의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 NC는 내년부터 마산구장 바로 옆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신축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신축구장은 2만2000석 규모의 대형 구장으로, 오는 7월께 전체적 윤곽을 드러내고 내년 시즌 개막에 앞서 개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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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가 열렸던 마산구장 야경./경남신문DB/

더 좋은 환경에서 새롭게 야구를 할 수 있는 만큼 기뻐해야 마땅할 소식이지만 NC는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마산구장에는 NC의 지난 6시즌에 대한 추억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신생 구단이던 NC가 가을잔치 단골 후보로 거론될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NC의 ‘Home sweet home’ 마산야구장과 열정적인 팬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NC는 마산구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면서 창단 1시즌 만에 1군에 진입해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의 신화를 써내려 가는 등 좋은 성적을 이어왔다. 또한 마산야구장에서 KBO리그 최초의 기록과 신기록들도 거침없이 쏟아내는 등 강팀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팬들 역시 마산구장과의 이별이 아쉽기만 하다. 도내 야구팬들은 NC 창단 이전부터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야구경기를 보기 위해 포수 뒤편 지붕 위까지 올라가는 위험을 불사하는 등 남다른 야구열정을 과시했던 장소이기 때문이다.

NC 창단 전에는 마산구장이 롯데 자이언츠의 제2 홈구장으로 사용됐는데, 배정된 경기가 적은 탓에 경기를 서로 관람하기 위해 팬들이 경기장으로 무단 난입하는 등 과격한 행동으로 ‘마산아재 베스트 사건 10’이라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NC 창단 이후 마산구장은 ‘NC 유일의 홈구장’으로 거듭나면서 성숙한 응원문화와 더 큰 관심이 자리 잡았다.

NC 구단과 팬들의 정이 담긴 마산구장에서의 마지막 시즌 개막까지 단 하루만을 남겨둔 가운데 이곳에 깃든 추억을 되돌아봤다.


◆마산야구장 역사= 마산구장은 마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을 위해 1982년 건설돼 같은 해 9월 개장했다. 마산구장의 최초 관객 수용 규모는 1만 석이었으나 롯데 경기가 열리기 시작하고 많은 관객이 몰리면서 1997년 2만1663석 규모로 확장했다. 하지만 수용인원을 늘리기 위한 무리한 개보수 공사로 인해 관중들이 야구를 편히 즐기기에 열악한 환경의 구장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NC가 창단되고 마산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안전하고 편안한 구장을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마산구장은 2012년 1만6000석, 2013년 1만4164석, 2014년 1만3700석으로 점차 수용인원을 줄이고 좌석 간 간격을 넓히는 등 쾌적한 환경의 구장으로 거듭났으며, 2015년 마지막 리모델링을 통해 현재의 1만1000석 규모의 야구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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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고 싶은 마산야구장 명경기= NC는 지난 2013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마산구장에서 344경기를 치러 189승 7무 148패를 거뒀다. 마산구장에서 열린 모든 경기가 명경기였지만, 팬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2개의 경기가 있다.

첫 번째는 일명 ‘9·13 마산대첩’이라 불리는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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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3일 오후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7회말 솔로홈런을 친 NC 지석훈이 이광길 3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경남신문DB/

NC는 지난 2015년 9월 13일 마산구장에서 SK를 상대로 경기를 치렀다. NC는 에이스 해커를 내세워 SK 사냥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후반부인 7회초까지 3-11로 NC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다. NC는 지석훈이 7회말 솔로포를 터뜨리는 등 추격을 시도했지만 크게 벌어진 점수차를 좁히지 못하고 5점차로 뒤진 채 마지막 공격 기회를 맞이했다.

NC는 9회말 SK 실책과 박정준, 조평호의 안타로 9-11까지 3점을 더 따라붙었지만 이미 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힌 후였다. 이때 지석훈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9회말 2사 1, 2루 상황에서 SK 정우람을 상대로 5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좌월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리고 패색 짙던 경기를 극적으로 뒤집고 마산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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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4일 오후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말 무사 1, 3루에서 끝내기 3점 홈런을 친 NC 이호준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경남신문DB/

두 번째 경기는 지난해 9월 24일 열린 LG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이다. NC는 이날 LG 김재율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등 1-3으로 뒤진 채 마지막 이닝을 맞이했다. 2점차로 밀리던 9회말 박민우와 스크럭스가 각각 안타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무사 1, 3루 역전 찬스를 만들었다. NC는 이호준을 대타로 내세웠다. 이호준은 이 승부처가 본인의 첫 타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팀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베테랑답게 LG 정찬헌과 신중한 맞대결을 이어간 끝에 끝내기 3점포를 터뜨리면서 경기를 매조졌다. 지난 시즌은 이호준의 은퇴 시즌이었기 때문에 이 경기는 팬들에게 더욱 뜻깊게 남았다.


◆마산야구장에서 쓰인 기록= NC는 마산구장에서 다양한 기록을 쏟아냈다.

마산구장에서 가장 먼저 쓰인 신기록은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이다. NC 간판 스타 나성범은 지난 2014년 6월 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무려 5타수 5안타(2홈런) 6타점을 몰아쳤으며, 홈 플레이트를 6번이나 밟으면서 KBO 한 경기 최다득점인 6득점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5년 9월 15일에는 마산구장에서 ‘한 구단 100타점 타자 3인 배출’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이 탄생했다. 이날 ‘호부지’ 이호준이 kt를 상대로 6회말 만루홈런을 쏘아올리면서 먼저 100타점을 올렸던 나성범, 테임즈에 이어 100타점 클럽에 가입했다. 이 기록으로 NC ‘나이테(나성범-이호준-테임즈)’ 타선은 리그 최강 클린업 트리오로 자리매김했다.

같은 달 25일에도 마산구장에서 ‘KBO 최초 규정타석 9명 배출’이라는 NC의 새로운 역사가 쓰였다. 그 주인공은 박민우-김종호-나성범-테임즈-이호준-이종욱-손시헌-지석훈-김태군으로, 이들은 NC의 ‘확고부동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팀을 강팀 반열에 올려놨다.

한편 마산구장에서 나온 NC 1군 정규리그 첫 승리는 2013년 4월 13일 열린 SK전(최종스코어 4-1)이며, 5월 2일에는 LG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담고 첫 스윕승을 거뒀다. 마산구장에서 열린 첫 포스트시즌은 2015년 10월 18일 (플레이오프 두산전)이며, 다음 날인 19일에는 포스트시즌 홈 경기 첫 승리를 기록했다.

이한얼 기자 leeh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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