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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꼭 필요한 사람-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

기사입력 : 2018-03-23 07:00:00


“그럼 결혼은 꼭 해봐야 한다는 거야”, “해야지. 너한테 공기 같은 사람 만나면”,(중략) “그게 아니라 서로가 있어서 마음 편히 숨 쉴 수 있는 사람, 꼭 필요한 사람….” 최근 종영된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최종회에서 위암에 걸린 서태수(천호진)가 딸 지안(신혜선)에게 전하는 대사의 한마디다. 드라마는 초반 재벌가 출생의 비밀, 자식 바꿔치기 등 흔한 주말극 소재였으나, 가족극이 주는 ‘따뜻함과 교훈’이라는 원칙에 충실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처음에 한 입 베어 먹었을 때 정신을 확 깨울 정도로 맛있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맛없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처음에는 그냥저냥 그렇다가 먹다 보니 입에 착 달라붙고 속이 편안한 음식도 있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맛있는 음식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다 먹어 가는 게 아쉬울 정도지만 누가 뭐래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배고플 때 먹는 음식’일 것이다. 평소 거들떠보지도 않던 맛없는 빵도 배고프면 눈에 아른거리듯 꼭 필요할 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야말로 최고의 맛일 것이다.

▼누구보다 친한 친구가 있었다. 큰 힘이 되었고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했지만 바쁘다 보니 서로 소원해졌고, 멀리 있어 만나는 횟수도 뜸해졌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큰 힘을 줄 수 있는 친구였지만 정작 필요할 때 친구는 옆에 있지 않았다. 자연스레 친구에 대한 호감과 신뢰는 점점 멀어져 갔고,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은 ‘내가 필요할 때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꼭 필요한 사람, 있으나 마나 한 사람, 없는 편이 나은 사람.’ 물론 사람을 세 종류로 한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나는 지금 어떤 부류의 사람에 속할까? 인생을 정말 알차고 보람되게 살아왔을까?’ 한 번쯤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는 될 것이다. 이왕이면 살아가면서 모든 이에게 유익이 되는 가치 있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그래서 생각해본다. 나는 필요할 때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었는지?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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