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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연(因緣)- 김영근(대한한의사협회 시도사무국처장협의회장)

기사입력 : 2018-03-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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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영원할 수 없듯이 헤어짐도 영원할 리 없다. 삶은 인연(因緣)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운명적인 인연을 만난다.

우리는 이러한 소중한 만남을 위해 귀중한 시간을 할애하면서 정신적 의지처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하지만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가운데 선한 인연이 많은가 악한 인연이 많은가는 본인의 업장(業障)으로 귀결된다.

선연(善緣)을 많이 가지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 이해와 양보, 관심과 배려가 우선이다. 옛말에 ‘서방님 시앗 보는 건 참아도 남 잘되는 건 못 본다’는 말이 있다. 남의 불행을 위안으로 삼는 심보로는 분명 좋은 인연을 유지하기 어렵다.

일본의 한 대학병원에서 임상실험을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타인의 불행을 보면 인간은 즐거워한다’는 것이 뇌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일까란 화두(話頭)를 던져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일시적인 달콤함을 향유하는 것에 불과하고 결국 독이 되어 자신에게 되돌아오게 된다. 평소 남을 위한다는 구실로 하는 일들이 상대방에게 해코지를 하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 보아야 한다.

남의 불행을 기대하기 전에 상생을 도모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효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결국 본인을 위하는 일이다.

‘어린 왕자’를 쓴 생텍쥐페리는 “인간은 인연으로 엮어 만든 하나의 매듭, 망, 그물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인연들뿐이다”고 했다.

그렇게 보면 인연이란 잠시 머무는 순간 만났다 헤어지는 과정이다. 그 모든 인연들은 자연의 순리처럼 흘러간다. 더불어 인간관계는 인간미와 관련이 깊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일수록 부담스럽고 친근감이 떨어져 호감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은 미완의 대기인지도 모른다. 혼과 마음, 진정성을 담아야 하는 심리적인 관계인 동시에 인격적인 관계다.

자신이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고 모자라는 것은 이웃의 도움을 주고받을 때 인연의 본새가 싹트게 된다. 결국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다.

필자도 100세를 목전에 두고 있는 어머니와의 인연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다. 오로지 자식사랑으로 삶의 무게 짊어지다 등이 휘어지고 무릎이 다 닳아도 한결같은 어머니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감읍할 따름이다.

누군가가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기꺼이 다리가 되어줄 사람이 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동체사회 속에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는가에 따라 융화냐 갈등이냐가 판가름 난다. 행복한 공존이 공생과 공영의 길이다. 바야흐로 인성을 통해 심금을 울리며 공감하는 추상적 명제가 현실이 되었다. 따라서 진실하지 못한 사람과의 어설픈 인연으로 낭패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최상의 방책이 아닐까.

김영근 (대한한의사협회 시도사무국처장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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