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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20) 제22화 거상의 나라 80

“신랑한테 더 잘할게요”

기사입력 : 2018-04-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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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가 한국에서의 일을 모두 처리하고 북경에 도착하자 황사가 자욱하게 하늘을 덮고 있었다.

‘이놈의 황사 때문에 난리였는데.’

김진호가 한국에 있을 때는 해마다 3월이면 중국에서 황사가 날아와 서울 하늘을 뒤덮고는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황사라는 말은 사라지고 미세먼지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미세먼지 때문에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그런데 황사라는 말이 사라져 외교 문제 때문에 일부러 언급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한국이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홍인숙과 춘천에 갔던 날은 호수도 보고 서울에 돌아와 뮤지컬도 감상했다. 뮤지컬은 몇 년 만에 보았는데 관객들이 의외로 많았다.

연휴가 끝나자 동대문 의류상가에서 의류업자들과 계약을 체결했다. 3월 중에 매장 10개에 대한 의류를 공급하고 4월에는 40~50개의 매장에 의류를 공급해야 했다. 그들과의 계약이 원만하게 이루어져 편안하게 북경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등려화는 1호점 매장을 운영하면서 직영점 매장을 알아보러 다니는 등 바쁘게 일을 했다. 김진호는 북경 사무실에 출근하여 매장 점장 후보들을 채용하고 그들을 교육하는 등 바쁘게 보냈다. 각 지역마다 매장을 임대하게 하고 중국인 직원들도 채용했다.

춘절 때문에 고향에 내려가 있던 산사가 동생 시언이와 준희를 데리고 돌아왔다. 고등학생인 시언이는 언니를 닮아 미인이었고 중학생인 준희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중국인들은 교육열이 높다. 중국의 경제가 폭발적으로 발전하면서 많은 부자가 탄생되었고 중국인들은 일확천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도시에 있다고 생각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성도(省都)로 보내거나 북경이나 상해 등 대도시로 보낸다. 산사의 부모가 아들과 딸을 성공시키기 위해 북경으로 보낸 것이다.

“신랑 미안해요.”

산사가 김진호를 포옹하고 키스를 했다. 동생들을 데리고 온 것에 대한 미안함이다.

“괜찮아.”

“신랑한테 더 잘할게요.”

“알았어.”

산사의 엉덩이를 가볍게 두드려주었다. 저녁에는 시언이와 준희를 데리고 북경의 번화가를 구경시켜 준 뒤에 맛집에서 식사를 했다. 두 아이는 번화한 북경을 보자 환호했다. 시언이는 공부를 잘했고 준희는 연예인이 되고 싶어 했다.

“사업이 점점 커지고 있네요.”

밤이 되자 산사와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산사에게서 좋은 냄새가 풍겼다. 산사는 중국 사무실에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러나 이제 시작에 지나지 않았다. 체인점 광고가 나가면 직원들이 수십 명에 이르게 될 것이다.

“나 없을 때 바람피우지 않았어요?”

산사가 김진호에게 안기면서 물었다.

“난 그런 거 몰라. 내 머릿속에는 사업으로 가득 차 있어.”

김진호는 시치미를 뗐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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