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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기간산업 ‘제조업’과 일자리- 김종도(삼강엠앤티 부회장)

기사입력 : 2018-04-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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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불식(不作不食)이라는 불교용어나 일하기 싫은 자는 먹지도 말라는 성경구절을 빌리지 않더라도 사람은 일을 해서 생산한 가치에 대한 대가를 받아 생활을 하며, 일을 통한 만족으로 자아를 실현해 나간다.

정부나 사회의 역할도 구성원들에게 일할 기회를 보장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주는 것을 포함하며,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매일매일 핫뉴스로 언급되는 적폐청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보다도 화급한 일이다.

누가 일자리를 만드는가? 제조업에 종사하는 인원이 550만명으로 전체 일자리의 25%를 차지하며 전 산업생산액의 50%, 총수출의 90%가 제조업에서 창출되고 있다. 하지만 2015년 10월부터 조선, 해운, 건설, 철강, 유화 등 5대 주력산업이 공급과잉으로 분류되어 구조조정 과정에 있고,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에만 20조원 이상의 정책금융이 지원되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자구노력으로 10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하였으나 아직도 난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전체 평균가동률이 작년 말 기준 70.2%이고, 지난 3월의 실업률이 4.5%로 17년 만에 최악이라고 한다.

경제문제는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 본원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외적 변수로 난관에 봉착한 기업은 내부 혁신과 과감한 지원으로 정상화시키되, 사양 단계에 들어선 업종, 변화된 환경에 적응력을 상실한 기업은 사업전환 아니면 퇴출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막연히 미래의 호황을 기대하기보다는 미래가치와 현재가치를 대비해 지금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진행 중인 구조조정을 과감히 매듭 짓고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 고기술, 고부가가치 분야로의 전환을 통하여 기업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필요한 인재가 공급되도록 하고, 사명감을 가진 기업가가 역할을 하도록 해 제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금융은 기업경영에서 혈액과 같은 것으로 제때에 공급되지 못하면 생존을 보장하지 못한다. 금융기관이 예대마진이나 가계대출, 보험료 수익에 치중하거나, 과거 부실기업처리 때의 실패 사례로 인한 두려움으로 피할 것이 아니라 건강한 기업에 건강한 자금이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

소유에서 사용으로 소비 패턴의 변화로 확대되고 있는 렌탈의 개념이 수조원의 특수선박, 산업설비로 확장되고 있어 계약자 금융제공형 프로젝트가 늘어나고 있다. 수출신용기관(ECA)과 상업은행은 에너지개발사업 또는 해외건설프로젝트에서의 공사기간 동안의 수출금융 지원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참여로 우리 기업이 국제경쟁을 통해 수주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지식정보화시대의 기업자산은 사람이다. 기업은 필요한 인력이나 인재를 구하지 못해 안달이고, 취업을 원하는 계층에서는 일자리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등 일자리 미스매치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필요한 인재를 기업 스스로 양성하도록 하기보다 국가의 교육과 훈련체계를 통하여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 대학 및 대학원 중심의 인재양성에서 전문대학의 직무기술 중심, 전문기능인력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인력과 인재가 수급되도록 해야 한다.

부족한 자원을 수입하기 위한 자금을 수출로 조달하고, 좁은 내수시장을 수출로 보완하여 국민총생산(GDP) 순위 세계 11위의 국가경제규모를 제조업으로 이룩하였다. 세계자유무역체제에서는 물론 신(新)보호무역환경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산업이 재편되고 글로벌 마인드와 탁월한 역량을 가진 기업가의 헌신, 그리고 기업금융이 받침이 되고 글로벌 인재가 투신한다면 제조업은 국가기간 산업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는 원천으로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김종도 (삼강엠앤티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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