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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22) 제22화 거상의 나라 82

“이따가 집으로 갈게요”

기사입력 : 2018-04-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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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점은 점장인 강정이 직원과 함께 물건을 진열하고 있었다.

“어때요? 긴장되지 않아요?”

4호점의 오픈은 이틀 후의 일이다.

“긴장되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강정이 두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으고 대답했다. 강정은 30대 중반의 여성이다. 여러 가지 직업을 전전했고 회사에서는 책임자의 위치에도 있었다. 이혼을 하면서 한때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김진호는 점장들을 채용하면서 오랫동안 인터뷰를 했다. 강정과는 한 시간이 넘게 인터뷰를 했다. 강정은 특별하게 호감이 가는 여성이었다.

“점장은 매장의 총책임자예요. 이 가게뿐 아니라 우리 본사도 점장들에게 운명이 달렸어요. 잘 부탁할게요.”

김진호가 강정에게 말했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강정은 머리가 단정하고 허리에서 둔부의 곡선이 보기 좋았다. 등려화는 강정에게 손님들을 맞이하는 방법, 중고등학생들과의 대화법에 대해서 지시했다.

김진호는 등려화가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을 보고 흐뭇했다.

“강정씨 어때요?”

4호점을 나오자 등려화에게 물었다.

“잘할 것 같아요.”

“려화씨가 강정씨를 뽑았잖아요?”

“대표님도 뽑았죠. 대표님이 마음에 있는 거 아니에요?”

“에이. 사업하기도 바쁜 사람이 어떻게 여자에게 신경을 쓰겠어요?”

“다다익선 아니에요? 돈과 여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남자에게 좋겠죠.”

등려화가 눈을 흘겼다. 산사가 고향에서 돌아온 뒤에 그녀에게 신경을 써주지 않아 마음이 상한 것 같았다.

‘등려화가 사랑을 나누지 못해 화가 났군.’

김진호는 속으로 웃었다.

“이따가 집으로 갈게요.”

김진호는 등려화의 어깨를 안고 말했다.

“어디 가요?”

“광고 때문에 신문사 광고국장을 만나야 돼요.”

“신문에 광고할 생각이에요?”

“전면 광고를 몇 번 해야지. 오늘은 광고 가격이나 좀 알아보려고요.”

“그럼 이따가 일곱 시에 올 수 있어요?”

“일곱 시면 충분해요.”

김진호는 등려화와 헤어져 천안문 근처에 있는 신문사로 갔다. 신문사의 광고국장은 자리에 있었다. 그는 김진호가 특파원을 했다고 하자 반가워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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