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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무심코 지나치는 아동시력질환

이상준(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안과 교수)

기사입력 : 2018-04-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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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안과 교수)


난시가 있거나 원시, 근시가 심한 아이는 눈을 찡그리고 잘 안 보인다고 표현해 일찍 발견된다. 원시가 있는 어린이들은 조절력이 좋아 일상생활을 잘할 수 있다. 하지만 작은 글씨를 보는 해상도가 떨어져 시력검사에서 시력이 낮게 나온다. 부모들은 아이가 입학 후 눈이 갑자기 나빠졌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가지고 있었던 굴절이상이 유아기의 생활에는 지장을 주지 않았을 뿐이다.

한국소아안과학회에서는 소아에게 기본적으로 만 3세를 전후해 안과검진을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후천성 사시, 굴절이상, 약시 등 눈의 정상 발육을 저해하는 질환들이 만 5세 이전에 발견돼야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굴절이상으로 안경을 착용해도 교정시력이 0.8 이하면 약시가 발생된 것이다. 약시는 만 6세 이전에 치료해야 가장 효과적이므로 입학 전에 빨리 발견할수록 좋으며 만 10세 이전이라도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면 치료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등시는 시력이 좋은 한쪽 눈만으로 생활을 한다. 다른 쪽 눈의 시력이 낮은 것을 본인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검진을 해야만 발견할 수 있다. 부등시는 시기능의 불균형한 발육이 원인이다. 굴절 이상이 있는 눈은 대부분 약시가 되며, 사시가 동반되기도 한다. 만 5세 이전에 일찍 발견해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시기가 늦어 취학 전 발견된 경우는 안경 착용 및 약시 치료, 사시수술 등의 적극적 치료가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사시는 두 눈이 한 곳을 보지 못하고 어느 한쪽 눈이 밖으로 나가거나(외사시), 안으로 몰리거나(내사시), 위아래로 치우치거나(수직사시), 시계방향 혹은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는(회선사시) 질환이다. 전체 어린이의 약 2~3%에서 나타난다. 이 중 하루 종일 눈이 사시 상태인 ‘항상 사시’ 또는 ‘선천성 사시’는 일찍 발견된다. 하지만 피곤하거나 아플 때 가끔 사시가 나타나고, 그 이외의 시간에는 눈이 똑바로 되는 ‘간헐 사시’는 유아기에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어린이들이 취학 후에는 환경변화와 학업, 급격한 성장 등으로 간헐 사시가 진행될 수 있다. 이는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또한 간헐 사시는 항상 사시로 진행될 수 있다. 항상 사시로 이어지거나 시력을 저하시키기 전에 안경 착용 및 눈가림 치료, 사시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시력질환은 유소아기를 지나면 치료가 어렵거나 불가능해진다. 때문에 적절한 치료도 중요하다, 또한 바른 습관도 중요하다. 눈에 맞는 안경 착용, 적절한 공부방의 조명, 책과 30㎝ 이상 독서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엎드려서 보거나 차 안에서 책을 보는 것도 근시를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근거리 시자극은 근시로의 진행에 악영향을 주는데 최근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의해 이러한 위험도가 증가하고 있다. 30㎝ 이상 떨어져서 보는 것이 좋고 40~50분마다 5~10분 정도씩 휴식을 취하고 먼 거리를 보며 조절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사람은 두 눈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도의 양안 시기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를 정상적으로 발육시키는 것이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를 키우는 지름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가 안쓰러워 안경 착용, 안과 검진, 사시 치료 등을 피하는 동안 자칫 아이의 정상 시기능의 발육이 저하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상준(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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