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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운동을 통해 오래오래 건강한 삶을

김양수(희연병원 병원장. 재활의학과 전문의)

기사입력 : 2018-04-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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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희연병원 병원장. 재활의학과 전문의)


우리나라 노인 중 충분한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은 3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하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33.7% 정도며 청년층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특히 70세 이상은 29.8%에 불과하다. 근력 운동 부분을 보면 더 심각한데, 노인의 근력 운동 실천율은 5명 중 1명 정도만이 충분한 근력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별로 보면 남성 30.7%, 여성 8.3%로 여성의 근력운동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통 나이가 들면서 신체의 여러 기능들이 감소하는 것을 순수한 노화 과정에 의한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으나 활동량 감소 자체도 상당한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는 해외 선진국에 비해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이 상대적으로 많은데 운동 부족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골격근의 양이 크게 줄어드는 증상을 일컫는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섭리라 여기며 특정한 질환으로 분류치 않았으나, 지난해 빈혈, 비만과 같이 예방하고 치료해야 할 하나의 질환으로 세계보건기구에서 정식으로 질병 코드를 부여했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에너지 비축 능력도 동시에 감소돼 쉽게 피로감을 느끼며, 포도당 저장 공간이 작아지기 때문에 혈액 내 분포하게 돼 당뇨병의 위험도 높아지게 된다. 또 균형과 자세를 유지하게 하는 능력이 감소돼 자주 넘어지게 되고 이에 따라 골절이나 기타 외상성 손상의 위험도 높아진다.

보통 어르신들이 즐겨하는 걷기 운동이나 등산도 건강에 매우 좋지만 안타깝게도 근육량을 늘리지는 못한다. 근육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느 수준 이상의 강도가 있는 근력운동이 필요하기에 유산소운동을 거의 매일 하면서 주 2회 이상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을 추천하며, 병세와 통증에 따른 근력 운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퇴행성 관절염을 위한 근력 운동으로 퇴행성 관절염이 상당히 진행되면 운동 범위를 넓게 가지기 어렵지만 아직 통증이 없거나 매우 경한 경우에는 반드시 근력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허벅지 앞에 있는 대퇴사두근이라는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 근육들은 무릎의 안정성을 증가시켜 주기 때문에 손상을 예방할 수 있고 또 하체 전반적인 근육들이 튼튼하면 활동을 많이 하더라도 쉽게 피로해지지 않기 때문에 선순환의 효과가 생기게 된다. 둘째 어깨 통증 완화를 위한 근력 운동으로 어깨 관절은 우리 몸에서 가장 움직이는 범위가 넓은 관절인데, 경첩처럼 고정된 관절이 아니라서 운동 범위가 넓은 대신 불안정하고 손상도 쉽게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회전근개라는 4개의 근육과 거기에 연결된 힘줄들이 날개뼈와 상완골을 단단히 잡아주고 있다. 회전근개의 근육들이 약해지면 이로 인해 어깨가 불안정해지고 어깨를 움직일 때 힘줄이나 인대가 쉽게 손상된다. 어깨를 튼튼하고 자유롭게 오래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 회전근개의 근육들을 강화하는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 허리 통증을 위한 근력 운동으로 복대는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는 있지만 오래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허리 주변의 근육들을 약화시켜 추후에 더 큰 손상을 불러일으키고 통증도 증가될 수 있으므로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우리 몸 안에도 이러한 복대가 있는데 이를 등허리근막이라고 부른다. 등의 광배근부터 엉덩이의 대둔근까지 연결돼 있는 등허리근막이 팽팽하게 긴장되면 허리 척추의 안정성을 증가시켜 주게 돼 허리 손상을 예방하고 통증을 완화시켜 줄 수 있다. 이 두 근육을 강화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등허리근막이 팽팽하게 긴장되게 돼 자연적인 복대 역할을 해줄 것이다.

운동 시작 전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한 분들도 있다. 특히 부정맥이나 협심증, 심부전 등의 심장질환이나 망막출혈과 같은 안과질환,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등의 질환을 가진 환자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 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시작부터 너무 무리한 계획이나 욕심을 가지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무리한 운동을 할 경우 오히려 그로 인해 근골격계의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조금씩 운동시간과 강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중에 통증이 발생한다면 이는 운동 방법이 잘못됐거나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반드시 중단 후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김양수(희연병원 병원장. 재활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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