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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수사 촉구’ 총학생회 기자회견에 경남대·창원대 학생들 반발 확산

학생들 “의견 수렴 없이 성명서 발표”

경남대 회장 “개인 입장” 발언 논란

기사입력 : 2018-04-23 22:00:00


경남대학교·창원대학교 총학생회가 댓글 조작 사건인 이른바 ‘드루킹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을 놓고 양 대학 학생들이 의견 수렴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23일 페이스북 페이지 ‘경남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와 ‘경남대학교 50대 가자 총학생회’, ‘창원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보면 총학생회의 이번 기자회견을 비난하는 댓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구성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묻지 않은 채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경남대학교 학생들은 성명 발표와 관련해 총학생회장이 중앙운영위원회 의견을 물은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특히 문제 삼고 있다. 한 학생은 “수사를 빠르고 명확하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총학생회장 본인의 생각이지 학생 전체의 생각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총학생회가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절차상 미숙했던 점에 있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해명했지만, 사퇴까지 요구하는 등 논란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23일 박큰솔 경남대 총학생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창원대 총학생회는 중앙운영위원회와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지만, 학생들의 비난 여론은 커지고 있다. 전체학생대표자대회에 참여했다는 한 학생은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성명서 발표를 기타안건으로 상정해 반대의견이 있으면 거수해 의견을 묻는 방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총학생회의 해명을 촉구했다. 이에 박서우 창원대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 회칙에 따라 절차를 밟아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며 “사과나 해명 절차도 다시 한 번 중앙운영위와 전체학생대표자대회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경남대·창원대 총학생회는 지난 20일 오후 경남지방경찰청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지역 대학생들은 이번 댓글 조작 사건을 마주하며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며 “4월 현재 더불어민주당원 중 일부가 댓글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고 민주당의 의원이 사건과 관련해 의혹을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 감히 시비할 수 없는 명확한 결론을 신속하게 내주길 사법당국과 정치권에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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