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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늘어나 가계예금 비중 ‘사상 최저’

작년 총예금의 46% ‘600조1115억원’

2007년 49.8% 후 11년째 50% 밑돌아

기사입력 : 2018-04-24 22:00:00


지난해 은행 예금 가운데 가계예금 비중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득 증가세는 지지부진한데 갚을 빚은 많아 저축 여력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총예금 1305조5584억원 가운데 가계예금은 600조1115억원이었다. 전체 예금의 46.0%가 가계로, 이 비중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5년 이래 최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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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예금 대비 가계 비중은 1990년대까지 60%를 넘나들었다. 그러나 2000년 들어 점차 떨어지더니 2007년(49.8%) 처음으로 50% 밑으로 내려갔고,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2013년 49.7%로 반짝 상승하는 듯했으나 이듬해 바로 하락했고, 4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계예금 비중 하락은 가계가 예금대신 주식, 펀드, 부동산 등 다른 재테크 수단으로 눈을 돌린 영향이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가계소득 증가세가 둔화하고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가계가 돈을 모아둘 여력마저 줄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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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소득에서 이자, 세금 등을 빼고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처분가능소득’의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작년 1분기 -3.1%, 2분기 -3.1%, 3분기 -5.1%, 4분기 -2.8%로 작년 내내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대로 가계부채 증가세는 지속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신용은 1450조8939억원으로 1년 전보다 8.1% 늘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해 11월 6년 5개월 만에 인상하며 시장금리가 덩달아 상승, 가계 빚 상환 부담도 커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총저축률은 1998년 이후 최고였지만 가계의 저축률은 7.9%로 2014년(7.3%)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가계예금 비중 축소는 기업예금 비중이 늘어난 탓도 있는데, 최근 몇 년 보면 기업들이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줄이고 사내 유보 등으로 저축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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