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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시즌2] (14) 폐기물 분리수거

분리배출 제대로 안하면 ‘쓰레기 대란’ 또 온다

기사입력 : 2018-05-03 22:00:00


환경부가 지난 3월 말 발표한 ‘제5차 전국폐기물 통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에 배출하는 생활폐기물은 929.9g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1425g보다 적지만 매일 1㎏씩 쓰레기를 배출한다고 생각하면 엄청난 양이다.

◆재활용 쓰레기 대란, 무슨 일이 있었나=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일대 공동주택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폐비닐, 페트병, 스티로폼 등이 제때 수거되지 않고 쌓이면서 아파트 분리수거장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 것이다. 이유는 재활용업체들이 돈은 안 되는데 처리비용만 과도하게 든다며 폐기물 수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활용업체들이 폐기물 수거를 거부한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세계적 쓰레기 수입대국인 중국이 올해부터 폐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수거한 폐기물을 팔 곳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른바 ‘중국발 쓰레기 대란’이다.

중국 환경보호부가 지난해 7월 올해부터 폐플라스틱과 미분류 폐지, 폐금속 등 고체 폐기물 24종을 수입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표면적 이유도 있지만 기름값 폭락으로 폐기물 재활용의 매력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폐기물 수입금지 여파로 환경규제가 비교적 약한 우리나라로 세계의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이 몰렸다. 폐기물 수입량이 늘자 폐기물값이 떨어졌고 업체들이 수거를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중국으로 수출한 폐지와 폐플라스틱, 폐비닐 등 폐기물 양은 지난해 1월 2만2097t에서 올해 1월 1774t으로 90% 이상 급감했고 폐지 수출량도 5만1832t에서 3만803t으로 40%가량 줄었다. 반면 올해 1~2월 우리나라의 폐플라스틱 수입량은 1만193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0% 늘었다.

환경부는 재활용품 가격 하락에 따른 지원을 하기로 하면서 이달 1일부터 순차적으로 폐기물 수거가 정상화될 거라고 밝혔지만 중국이 추가로 산업용 등 폐기물 수입 중단 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쓰레기 대란이 심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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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쓰레기 수거 혼란이 정상화에 들어간 지난달 3일 오전 강원 춘천시 혈동리 환경사업소 뒷마당에 압축 재활용품 더미가 쌓여 있다./연합뉴스/


◆재활용 폐기물 분리배출 제대로 알고 하자= 중국이 우리가 만든 각종 폐기물을 수입해주지 않으면 우리는 넘쳐나는 쓰레기의 바다에서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 중국의 폐기물 수입 재개에 기대를 걸거나 정부와 지자체에 책임을 추궁할 수도 있겠지만 쓰레기를 만들고 배출하는 우리의 자세부터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종이는 종이대로, 캔은 캔대로, 플라스틱은 플라스틱대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분리수거하고 있다. ‘이만하면 철저하게 분리수거를 했으니 나는 쓰레기 대란에 책임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상자와 신문과 우유팩을 구분했나? 생수병에 붙어 있던 비닐 라벨을 제거했나? 음료가 남아 있는 유리병이나 캔을 씻어서 버렸나? 깨진 유리조각이나 도자기 꽃병은 따로 버려야 하는 걸 알고 있나? 완벽하게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려면 4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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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재질에 따라 분리배출은 기본이고, 어떤 용기든 내용물은 깨끗이 비워내고 상표나 뚜껑, 포장지 등 용기와 다른 재질로 된 부착물은 제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생수병의 비닐 라벨이나 상자에 붙은 테이프, 스티로폼에 붙은 운송장 등은 떼어내야 하며 떼어낸 비닐 라벨이나 플라스틱·철 뚜껑은 재질에 따라 분리해 버린다. 소주·맥주병에 담배꽁초나 기타 쓰레기를 넣은 채로 버리면 안 된다. 마시던 캔콜라나 테이크아웃용 커피를 버리려면 남은 음료를 비우고 씻는 게 좋다. 다 먹은 컵라면 그릇도 한 번 헹구면 재활용이 쉬워진다.

폐비닐에 묻은 이물질을 없앤 뒤 배출하고 만약 이물질이 제거되지 않으면 종량제 봉투에 넣어야 한다. 알약 포장재, 칫솔, 카세트테이프 등 여러 가지 재질이 섞여 분리가 어려운 제품은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버려야 한다. 거울이나 깨진 유리, 도자기류, 유리식기류는 유리병류가 아니므로 맥주·소주·음료병과 구분해야 한다.

종이류와 종이팩, 알루미늄캔과 고철은 같은 듯하지만 엄연히 분리배출돼야 한다. 신문이나 A4용지 등은 종이류(폐지)로, 우유팩과 종이컵은 종이팩으로 구분되며 음료캔이나 참치캔은 못, 펜치 등과 다르다.

음식물쓰레기의 경우 주로 사료나 연료 등으로 재활용되기 때문에 달걀껍질이나 뼈와 씨, 파뿌리나 어패류·갑각류 껍데기 등 수분이 적고 딱딱한 것은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먹다 남은 약은 종량제 봉투 대신 근처 약국이나 보건소 수거함에 버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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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클링과 프리사이클링= 정확한 분리배출과 함께 처음부터 과대포장된 상품을 소비하지 않거나 재활용 상품을 찾아 구입하는 이른바 ‘착한 소비’도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가 분리배출한 우유팩과 종이컵 등 종이팩류는 두루마리 휴지나 미용티슈로, 캔·고철은 철판이나 강판으로 재활용되고 빈 병은 유리병이나 식기로, 페트병은 옷이나 부직포로 재탄생된다. 폐기물을 재활용한 것을 리사이클링(recycling)이라고 하는데, 단순한 재활용 차원을 넘어 디자인을 입히거나 새로운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재탄생시키는 것을 업사이클링(upcycling), 새활용이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업사이클링 전문 브랜드나 사회적 기업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헌옷을 새 옷이나 가방 또는 에코백 등으로 만들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친환경 비료로 만들기도 하고 우유팩에 디자인을 입혀 지갑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하며 버려진 자전거를 액세서리 소품으로 변모시키는 등 다양한 시도가 있다.

한편 포장재 폐기물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포장을 줄이거나 아예 거부하는 움직임도 있다. 구입 단계에서부터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로 프리사이클링(precycling)이라고 한다. 서울의 사례이지만 포장 없는 매장도 등장했다. 포장지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식료품을 구입하려면 담아갈 용기나 봉투 등을 소비자가 직접 준비해 가야 한다.

식료품업계도 포장재 규격을 축소하거나 디자인을 단순화하는 한편, 친환경 재료를 활용한 포장재를 사용하는 등 착한 포장에 동참하는 기업이 하나둘 늘고 있는 추세다.

김희진 기자 likesky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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