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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 폭언’ 로봇랜드 원장 어떤 내용의 詩 보냈나

강 원장 “가족 그리워하는 자작시 107명에 보내…폭언한 기억 없어”

도감사관실 “詩 의미 단정 어려워

기사입력 : 2018-05-07 22:00:00


속보= 강철구 경남로봇랜드재단 원장이 문자메시지로 보낸 시(詩)에 응답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단에 파견된 경남도청 소속 여성 공무원에게 폭언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강 원장이 보냈다는 시가 어떤 내용이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1면, 3일 2면, 4일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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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로봇랜드재단 강철구 원장.

경남도 등에 따르면 강 원장은 일요일인 지난달 15일 오전 10시께 로봇랜드에 파견된 도청 공무원 A(여)씨에게 ‘窓(창)을 여니’라는 제목의 시 한 편을 보냈다. ‘아들, 딸/ 오늘은 굳게 닫혔던 내 방의 창을 열었다’로 시작하는 이 시는 강 원장이 지은 자작시로 ‘내 영혼의 창도 활짝 열어 젖혔다/ 내 옹졸했던 찌지리의 창도 열고/ 내 비굴했던 굴욕의 창도 열고/ 칙칙한 사상의 창도 이 푼 지식의 창도 열었다/ 나를 늘 옥죄는 양심과 정의의 창도 모두 다 열어버렸다/ 결국/ 내 사랑의 창도 얼떨결에 열어 버렸구나/ 그건 내 너희들을 위해 좀 더 소중하게 아끼고 감춰두고 싶었는데…’로 이어진다.

도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시의 의미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내용보다는 시를 보낸 경위나 받은 사람들의 배경까지 조사한 뒤에 고민을 하면서 (문제가 있는지)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 공무원에게 전화를 한 것은 문자메시지 때문이 아니라 축의금 전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언론을 통해 해명했던 강 원장은 지난 4일 기자와 통화에서 “보도 직후 너무 황당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가 이후 정신을 차리고 통신사를 통해 확인해보니 도청 공무원들, 로봇랜드재단 시행사인 대우건설 현장 직원들, 지인들을 포함해 모두 107명에게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을 확인했다”며 “시는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내 생각을 표현한 것으로 당일 아침 7시께 지었다. 평소에도 좋은 글귀 등을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보내는 편으로 시의 내용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한 바 없으며, 1분 41초 동안의 통화에서 모욕적인 폭언을 한 기억도 없다”고 반박했다. 강 원장은 8일 오전 10시 30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자신의 심경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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