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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제 ‘곤두박질’… 각종 경제지표·체감경기 최악

1분기 주요기업 경영실적 악화

中企 가동률 전국평균 이하

기사입력 : 2018-05-20 22:00:00


몇 년간 침체를 겪고 있는 경남경제가 올 들어 각종 지표와 체감에서 모두 곤두박질치면서 최악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와 무역협회 경남본부 등 경제 관련 기관과 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1분기 경남지역 주요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악화된 것을 비롯, 수출도 2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또 1분기 창원지역 실업자 수도 최대를 기록하는 등 각종 경제지표가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도민들의 생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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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국가산업단지 전경./경남신문DB/


◆주요 기업 경영실적= 한국거래소가 최근 발표한 경남지역 상장사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연매출 1조원 이상인 현대위아, 두산중공업,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구 한화테크윈) 등의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거나 큰 폭 하락했다. 순이익과 매출도 악화됐다. 반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흑자전환했다. 경남지역 상장사 83개사 전체로는 영업이익이 23.7% 감소하고, 순이익은 75.1% 감소했다. 특히 흑자전환 기업은 2개사인데 비해 적자전환 기업은 20개사로 10배 정도 많았다. 영업이익과 매출이 줄어든 것은 조선과 자동차, 기계·운수장비 등 주력업종의 부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순이익의 큰 폭 감소는 영업이익 감소와 함께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영업 외 수익이 반영된 지난해 실적과 비교에 따른 것으로 거래소 측은 설명했다.

◆수출도 3개월 연속 감소= 한국무역협회 경남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경남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5% 감소하면서 전국 시·도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올 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34.4%p 증가하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2월 -10.1%, 3월 -9.1%, 4월 -54.7%를 기록, 3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계속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남의 수출 주력품목인 해양플랜트 수출실적이 큰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경남수출에서 선박과 해양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주했던 해양플랜트의 인도가 끝나면 수출실적 감소는 계속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업급여 11년 만에 최대= 창원상의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업에 따른 창원지역 실업급여 지급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1만4827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별 고용보험 통계가 이뤄진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지급 건수가 8292건(+2.9%)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 5497건(+3.3%), 건설업 891건(+35.8%)의 순이었다. 서비스업 지급 건수가 많은 것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관련 업종 폐업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은 조선, 기계, 자동차업 관련 업종의 침체로, 건설업은 건설경기의 악화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현재 상황이 구조적으로 나아질 가능성이 높지 않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가동률 전국 평균보다 낮아= 중소기업중앙회 경남본부에 따르면 2017년 12월 경남 중소기업의 평균가동률은 70.5%로, 전국 평균 73.4%에 비해 2.9%p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인 2016년 12월 경남과 전국 중소기업 평균가동률이 각각 73.3%와 73.5%로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1년 사이 경남 중소기업 가동률이 상대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2~4%p의 차이로 간격이 유지되면서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기중앙회 경남본부 관계자는 “경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선업종의 휴·폐업 증가 및 저조한 가동률과 함께 자동차·기계 업종의 부진으로 인한 1·2차 협력업체의 가동률 저하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가는 급등= 수출·생산·고용 등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도내 물가는 급등하고 있다. 올 들어 최저임금이 적용된 후 배달음식을 많이 취급하는 프랜차이즈 외식업계가 잇달아 가격을 올렸다. 또 일반 음식점에서도 대부분 음식가격을 500~1000원씩 올렸다. 반면 서비스의 질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인력을 줄이면서 나빠졌다. 여기에 지난해 50달러대인 국제유가가 올 들어선 70달러대로 오르면서 전반적인 물가인상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윤종수 창원상의 회원지원본부장은 “현재 침체된 자동차,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고용위기지역을 활용한 고용안정화와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으로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환경, 복지정책도 기업이 감내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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