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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불량·오한·식은땀… ‘림프종’ 알리는 신호일 수도

림프종 진단과 치료

림프 조직에 생기는 악성종양… 35세 미만 발생률 높아

기사입력 : 2018-06-11 07:00:00


림프종은 림프계에 속한 세포에서 기원한 악성종양을 일컫는다. 2015년 국내 통계에 따르면 한 해 동안 4667명이 림프종으로 새로이 진단됐으며 이는 모든 암 질환 중 9번째로 높은 발생건수에 해당한다. 특히 35세 미만의 연령층에서는 모든 암 질환 중 3위에 해당하는 발생률을 보여,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생률이 높음을 알 수 있다.

▲ 림프계란 무엇인가? = 림프계는 림프액이 이동하는 림프관 및 이로 인해 연결돼 있는 림프절을 비롯한 관련 부속기관들을 통칭한다. 소장을 통해 흡수되는 각종 영양분과 세포에서 분비되는 조직액은 림프액의 형태로 림프관을 통해 혈류로 이동하게 된다. 림프액은 림프관을 통해 이동하면서 림프절을 통과하거나 림프절에서 여과돼 머무를 수 있다. 림프절은 림프조직이 작은 덩어리로 형태를 갖춘 것이며 체내에 수백 개가 분포돼 있다. 림프액과 림프절을 비롯한 여러 가지 림프조직 내에는 림프구라는 세포가 많은 수로 존재한다. 림프구는 세균, 바이러스와 같은 해로운 미생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림프구는 크게 B 세포, T 세포, NK 세포의 3가지 종류로 나뉘며 각기 다른 방법으로 면역력 유지에 일조한다. 림프절 외에도 림프구는 흉선, 비장, 편도에 많은 수가 분포하며, 장, 갑상선, 유방, 폐, 눈, 피부 등 여러 기관에도 소량 분포하고 있다.

▲ 림프종의 발생 원인 및 증상 = 림프종은 다른 악성종양과 마찬가지로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정상 림프구가 림프종세포(암세포)로 발현되면서 진행하게 된다. 림프종세포는 정상세포보다 더욱 빠르게 그리고 불필요한 상황에서도 쉽게 사멸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조직화된 림프종 세포들은 주변 장기를 침범해 그 기능을 마비시키며, 혈액 혹은 림프액을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조직, 장기로 전이될 수 있다. 림프구 관련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발현되는 원인, 즉 림프종의 발생 원인으로는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EBV) 및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HIV) 등의 다양한 감염원, 장기간의 면역억제제 사용, 골수 혹은 장기이식을 받은 경우, 선천성 면역결핍, 콜라겐혈관질환 등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환자에서 원인이 불분명하며 앞서 나열된 요인들과의 인과관계도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림프종과 환경적 요인과의 인과관계도 명확하게 입증된 것은 없다.

림프종세포들이 림프절에 모여서 증식하게 되면 림프절이 커지게 된다.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와 같이 피부 가까이 림프절이 존재하는 부위에서 림프종이 발생하는 경우, 커진 림프절이 종괴의 형태로 만져져서 병원을 내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림프종으로 인해 커진 림프절은 만졌을 때 대개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다. 체내 깊은 곳에 위치해 만져지지 않는 림프절 혹은 림프조직에서 림프종이 발생할 경우, 주변 조직, 장기에 영향을 줌으로써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복강 내 림프종은 복통, 소화불량과 같은 위장관계 증상이, 흉강 내 림프종은 호흡 곤란, 기침 등의 호흡기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 외 발열, 오한, 체중 감소, 주로 밤에 발생하는 식은땀 등도 림프종이 악화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이다.

▲ 림프종의 진단 = 림프종은 크게 호지킨림프종과 비호지킨림프종의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호지킨림프종은 리드-스텐버그 세포 혹은 이와 관련된 세포의 존재에 의해 정의될 수 있으며, 비호지킨림프종은 그 외 다른 모든 림프종을 포함한다. 세부적으로 수십 가지의 림프종들이 알려져 있으며, 수주 이내에 급격히 진행하는 림프종에서부터 수년 이상에 걸쳐서 느리게 진행하는 림프종까지 다양하게 분포한다. 림프종과 관련된 증상으로 병원을 내원하게 되면 담당 의료진이 문진과 이학적 검사를 통해 림프종을 포함한 악성종양을 의심하게 될 것이며, 이후 여러 가지 검사들이 시행된다. 확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검사는 림프종이 존재하는 림프절 혹은 림프조직에 대한 조직검사이다. 의심되는 병변의 일부를 부분적으로 절개 혹은 완전히 절제하여 필요한 검체를 얻게 되며, 해당 검체는 병리과에서 현미경 관찰 및 여러 가지 특수검사를 통해 분석된다. 조직검사를 시행하기 전에는 림프종과 다른 종류의 악성종양을 구분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교적 덜 침습적인 세침흡인/생검을 통해 조직검사가 시행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림프종의 세부진단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절개 혹은 절제생검의 방법으로 재조직검사가 추가적으로 시행될 수 있다. 림프종의 병기 설정, 확진, 치료 전 전신상태 점검을 위해 혈액검사, 컴퓨터 단층촬영 (CT), 양전자 컴퓨터 단층촬영 (PET-CT), 골수검사, 심장초음파검사, 임신진단검사 등이 시행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자기공명영상 (MRI), 상/하부위장관내시경검사, 요추천자 등의 여러 가지 추가적인 검사도 필요할 수 있다.

▲ 림프종의 치료 = 상기 검사들을 통해 림프종이 진단되면, 림프종의 세부분류, 병기, 환자의 연령 및 전신상태, 혈액검사 등을 종합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림프종의 진행 속도가 느리고 림프종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 림프종의 세부분류에 따라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에서 치료를 필요로 하며, 급격히 진행하는 양상을 보일 경우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항암제를 통한 항암화학요법은 림프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치료 방법으로, 세포독성항암제,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 전신스테로이드제 등을 단독 혹은 복합적으로 투여하는 방식이다. 치료 반응 및 부작용 면에서 현재 알려진 치료가 상대적으로 효과적이지 못한 림프종에 대해서는 임상연구 참여가 권장된다. 항암화학요법만으로는 완치 가능성이 낮은 림프종을 진단받았거나, 림프종에 대한 치료 후 재발된 경우, 그리고 림프종에 대한 일차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서는 자가 혹은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이 고려될 수 있다. 조혈모세포이식은 다른 치료에 비해 강도가 높은 치료에 해당하며, 림프종의 세부분류 및 진행 양상뿐만 아니라 환자의 연령, 전신 상태를 감안해 시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방사선요법은 림프종세포에 직접적으로 방사선을 조사해 림프종세포를 사멸시키거나 성장, 증식을 멈추게 하는 치료다. 림프종의 분포 범위가 국소적으로 한정된 경우에서 항암화학요법 시행 후 추가적인 방사선요법을 시행하거나, 진행속도가 느린 일부 림프종에서 방사선요법 단독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완치 목적의 방사선요법의 적응증에 해당한다. 또한 림프종 관련 합병증의 치료 및 증상 완화, 조혈모세포이식 전처치 목적으로도 방사선요법이 적용될 수 있다.

창원경상대학교병원에 도입된 트루빔(TrueBeam 2.0)과 같은 영상 유도 방사선치료기는 환자의 자세변화 및 호흡에 따른 오차를 보정해 치료의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방사선요법을 가능하게 한다. 수술적 치료는 림프종에서 일반적으로 시행되지 않으나, 위장관에서 국소적으로 림프종이 발생한 경우 수술적 절제를 시행 후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림프종의 치료는 매우 복합적이고 치료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다학제적 접근을 통한 진료가 필수적이다. 또한 림프종 관련 합병증 및 치료 관련 부작용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림프종 치료 지속 여부에 직결되므로, 의료진과 환자 및 가족 간의 긴밀한 협조가 대단히 중요하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 창원경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고세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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