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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막아도 소용없는 지독한 그 냄새 ‘구취’

“남 앞에선 입도 뻥긋 못해요” 그녀의 말 못할 고민

위생불량, 치주질환, 구강건조증, 잔류 음식물 등

기사입력 : 2018-06-18 07:00:00


구취(입 냄새)란 ‘구강이나 비강을 통해 나오는 악취’ 또는 ‘입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로 정의할 수 있다.

구취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그리스,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약 2000년 전 유태교에서는 구취가 있는 경우에는 결혼약정과 관계없이 이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이슬람교에서는 라마단 기간 동안에 구취를 예방하기 위해 시악(swank)이라는 특이한 나뭇가지를 사용하도록 했다. 히포크라테스도 “잇몸이 다시 건강해지면 불쾌한 구취는 사라진다”라고 하여 구취와 치주질환에 대해 언급했다.

◆성인 절반 “구취 때문에 고민한 적 있어”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구취는 대인관계에 있어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입에서 냄새가 나는 경우 자신의 입 냄새 때문에 상대방이 불쾌해할 것 같아 자신 있게 대화하지 못하고 이야기하고 싶어 내용도 충분히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대인관계가 많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계속되면 성격도 내성적으로 될 수 있고 심하면 대인기피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

중년과 노년인구의 약 50%는 생리적 원인으로 인해 아침에 일어나면 심한 냄새를 풍긴다. 한 연구는 전 인구의 50~65%가 구취로 고민하거나 고통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많은 역학연구결과의 중론을 모아보면 대체적으로 전체 인구의 1/4 정도가 구취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인을 대상으로 구강 내 휘발성 황화합물 농도를 측정한 연구에 의하면 남성과 여성 모두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평균농도는 41.6-61.0ppb이었다. 정상농도를 75ppb로 기준했을 때 8~25%가 구취를 가지고 있었으며, 인구의 약 10%는 오후에는 구취가 없고 늦은 아침에만 구취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잠잘 때 침샘의 기능이 일시적으로 낮아져 음식물 찌꺼기가 썩어 생기는 일시적인 구취현상도 있으며, 뱃속이 비었을 때도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공복 시에는 침의 분비가 줄면서 세균을 없애는 자정능력이 떨어져 입 냄새가 증가될 수 있기 때문에 규칙적인 식사습관이 구취 예방에 필수적이다.

또한 구취는 젊은 사람들에서는 설태에 의해 주로 유발되며 노인들에서는 설태와 함께 치주질환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결론내릴 수 있다. 그리고 구취를 상담하기 위해 내원한 환자 중 60% 정도가 여성이었다.

성인의 50% 이상이 구취(입 냄새)로 인해 고민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구취는 일상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잠잘 때 침샘의 기능이 일시적으로 낮아져 음식물 찌꺼기가 썩어 생기는 일시적인 구취현상도 있지만, 입 냄새가 지속적인 사람의 경우에는 병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원인

구취는 세균의 부패작용에 의한 산물로서 세균이 구강 내 타액이나 음식물에 포함된 단백질과 펩타이드에 작용해 냄새를 풍기는 휘발성 화합물을 생성함으로써 발생한다. 특히 황을 함유한 성분 등이 생성돼 발생한다. 그래서 구취측정장치 또한 위의 황화합물의 농도를 측정하는 걸로 만들어진다.

구취를 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구강 내 부위로는 혀와 치은연하 즉 잇몸 깊은 부위가 있다. 이 중에서 혀가 가장중요한 부위이며 구취의 약 60%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혀의 깊은 부위서 발생한 냄새는 치은연하 치태에서 발생한 냄새와 상당히 다르다. 즉 구강 내에서도 서로 다른 부위에서 발생한 냄새들은 그 냄새의 특성이 서로 다르다.

구취를 유발하는 원인은 크게 구강 내 원인과 구강 외 원인으로 나눌 수 있으며 구강 내 원인이 약 80%를 차지한다. 그러나 구취의 원인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는 구강 외 원인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

구강 외 원인으로는 크게 호흡기계 질환, 간질환, 신장질환, 소화기 질환과 심리적 요인이 있다. 이 중 상악동염 및 편도결석 등의 이비인후과적 요인과 역류성식도염, 위염 등의 소화기 질환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구강 내에서 구취를 유발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구강 내 세균과 아미노산이다. 불량한 구강위생, 치주질환, 구강건조증, 음식물 잔류, 부적절한 또는 잘못된 수복물, 비위생적인 틀니, 혀 윗면의 미생물 활성, 인후감염, 구강암 등이 구취를 유발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구취를 유발하는 이비인후과적 질환으로는 상악동염(축농증), 편도선염, 기관지염 등이 있다. 혀의 후방에서 채집된 많은 악취함유 물질들은 비강 내의 점액과 그 물성이 유사하다. 즉 혀 후방부위에서 구취를 유발하는 주된 부위는 비강 내의 점액이 혀 후방에 모이고 이곳에 세균이 증식하여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구취를 유발시키는 소화기성 질환으로는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 식도열공탈장 등이 있으며 이에 대한 치료로는 헬리코박터균검사 및 위내시경 등을 통한 원인질환의 처치가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약물들이 구취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들 약물은 주로 호기(날숨)를 통하여 구취 유발 물질을 배출하거나 구강건조증을 유발해 구취 발생에 관여한다.

구취를 우발하는 기타요인으로는 음식물과 담배가 있다, 구취를 유발하는 음식을 섭취했을 때 오랫동안 입에서 냄새가 날수 있다. 특히 양파, 마늘, 양배추 등은 황화합물을 함유하고 있어 구취를 유발하는 주요 식품으로 간주되고 있다. 담배도 황화합물을 함유하고 있어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흡연은 구강을 건조시켜 구취를 촉진할 수 있다.

◆치료

구취에 대한 치료 역시 주로 치과적 처치, 소화기 내과적 처치, 이비인후과적 처치로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구취를 유발하는 소화기 내과적 질환으로는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 식도열공탈장 등이 있으며 이에 대한 치료로는 헬리코박터균검사 및 위내시경 등을 통한 원인질환의 처치가 필요하다. 또 상악동염이나 편도결석 등의 이비인후과적 질환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또한 원인질환을 제거해 처치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치료로 자가 치료와 전문가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자가 치료로는 잇솔질 및 혀솔질, 치간칫솔 및 치실 등의 구강위생보조용품의 사용, 규칙적인 음식물 섭취, 금연, 방향성 양치액의 사용이 있다.

치과에 내원해 하는 전문가치료로는 정기적인 스케일링 및 충치치료, 사랑니 발치, 부적절한 보철물의 교체 그리고 구강암 등의 조기 발견이 필요하다. 특히 경증치주질환자의 경우는 1년에 1회씩의 주기적 스케일링으로 관리하고, 중증도의 치주질환의 경우는 치근활택 치주소파술 등의 잇몸 관리를 꾸준히 받는 것을 권장한다. 그리고 전신질환에 의해 생긴 구강건조증의 경우는 원인 질환이 해결되지 않는 한 증상 완화를 위한 구취치료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인공타액 등을 사용하고, 물을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입을 축여주는 것을 권장한다.

이준희 기자

도움말= 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노경태 치과교수·경남치과의사회 자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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