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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떠돌던 유기견 ‘승돌이’ 가족처럼 돌본답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직원들, 4월부터 돌봐

입양 안되자 밴드 모임 결성해 함께 키워

기사입력 : 2018-06-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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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승강기안전공단 직원들이 유기견 ‘승돌이’를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승강기안전공단/


요즘 진주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직원들은 청사 2층 테라스에 살고 있는 강아지 ‘승돌이’ 덕분에 직장생활의 스트레스 해소는 새로운 활력도 얻고 있다. 승돌이는 유기견으로 떠돌다 공단직원들이 품에 안은 강아지다.

승돌이는 봄비가 추적추적 내린 지난 4월 23일 아침 공단 주차장에 비에 흠뻑 젖어 털이 엉키고 굶주려 앙상한 몸으로 나타났다. 조금 있으면 다른 곳으로 가겠지 했던 강아지는 여전히 공단을 서성이다 계속 내리는 비와 배고픔에 지쳤는지 현관 앞 처마에 웅크렸다.

이 모습을 본 직원들은 먹을 것을 주며 돌보기 시작했고, 사람을 경계하던 강아지는 직원들에게 친밀감을 보이며 공단을 떠나지 않았다. 공단 직원들은 주인을 잃은 유기견으로 생각해 유기견보호센터에 연락, 강아지는 그렇게 공단을 떠났다.

하지만 몇몇 공단 직원들에게는 그 강아지에 대한 ‘짠함’이 남아 있었다. 유기견보호센터의 강아지들은 일정기간이 지나도록 입양되지 않으면 안락사한다는 걱정스런 마음에 연락을 취했고, 보호센터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공단에서 키워보기로 의견을 모았다.

뜻을 같이하는 24명의 직원들이 모여 삽시간에 네이버 밴드에 ‘KoELSA 유사모(유기견을 사랑하는 모임)’를 만들고, 모금으로 애견용품을 준비하고 집을 지어 2층 테라스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강아지는 그렇게 공단의 가족이 됐고, ‘승돌이’라는 이름도 생겼다.

직원들의 휴게장소로 꾸며진 2층 테라스는 이전까지는 흡연공간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직원들이 승돌이와 뛰어놀면서 활력을 되찾는 장소로 탈바꿈했다. 승돌이 또한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직원들에게 재롱을 부리며 공단의 귀염둥이가 됐다.

공단 직원들은 승돌이가 승강기 사고를 물리치고 안전을 지키는 공단의 마스코트이자 수호견으로 여기고 있다.

강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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