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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를 누가 죽였나- 이준택(한경대 농생명빅데이터연구소 교수)

기사입력 : 2018-06-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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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황사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던 날이었다. 화석연료를 태우며 털털거리는 탈것들 사이에 홀로 전기자동차 한 대가 있었다. 나는 문득 저 고요한 자동차에 시선이 고정된다. 나는 전기자동차가 나아가는 모습을 구경하느라 쉽사리 발걸음을 내딛지 못한다. 수많은 자동차들이 달리고 있는 도로 위엔 회색 하늘이 덮여있다.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의 시동이 아닌 전기모터로 인한 부팅으로 작동한다. 고로 일종의 디바이스라고도 볼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부품 기업인 보쉬는 SAP, IBM, SOFTWARE AG 등 시장 내 IT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소프트웨어나 클라우드 기술 및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새로운 솔루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컴퓨터와 완전 결합된 자동차의 온전한 자동주행을 경험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허나 우리들은 이상하리만치 전기자동차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우리가 사는, IT 강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전기차 침투율(팔리는 비율)은 0.016%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은 대한민국이 아니다. 매년 황사와 미세먼지를 보내온 중국이다. 우리는 IT 강국이라 불리는 나라에 살지만 IT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품목에는 무관심한 것이다.

황사에 섞인 미세먼지는 직접적으로 우리들의 기관지에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적인 호흡조차 위협이 되고 있다. 우리는 맑은 공기를 위해 일상생활에서 노력해야한다. 나는 그 노력 중 하나로 전기자동차를 주목한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모터로 작동하기에, 배기가스가 없다. 대기를 더럽히는 주 오염원은 아황산가스(SO2)와 염화불화탄소(CFC)로 화석연료를 연소시킬 때 발생하는 것들이다.

‘전기자동차를 누가 죽였나?’라는 다큐멘터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전기자동차가 등장했다가 사라지게 된 배경을 그린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전기자동차를 억누르고 사라지게 만든 범인으로 자동차 회사, 정유 회사, 정부 등의 책임을 지적한다. 자본권력과 정치권력이 전기자동차를 죽인 범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이스라엘 정재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었던 전기자동차 업체 ‘베터 플레이스’(better place)의 파산 사례를 보면 결국 가장 큰 범인은 전기자동차에 무관심한 소비자라는 생각이 든다.

회색 하늘 아래에서 살게 된 우리는 더 이상 무관심할 수 없다. 위에서 소개했다시피 전기자동차는 배기가스가 없다. 기존의 자동차는 우리가 달린 킬로미터 수만큼 배기가스를 발생시킨다. 고로 나는 전기자동차가 대기오염의 대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환경부에서는 중앙행정기관을 제외한 개인, 법인,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지방공기업 등을 대상으로 국고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전기 자동차의 충전 비용은 일반 자동차의 유류비의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경제적이다.

전기자동차가 대중적이지 못한데 가격의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에서 개발한 모델3으로 인해 그 문제는 해결되었다. 모델3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무려 354km에 달하며 가격은 3만5000~4만4000달러다. 이는 중형 세단과 비슷한 가격대이다. 전기자동차는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지난 5월 2일 개최된 제5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전시된 전기차들은 모두 놀라운 발전을 이뤄낸 작품들이었다. 그저 전시되었다는 기록으로 남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대한 많은 자료가 인터넷에 있으니 다들 한 번씩 찾아 읽어보기를 권한다. 당장 오늘의 공기만을 생각하기 보다는 5년 후의, 10년 후의 공기를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당신, 한 사람의 관심이 어쩌면 맑은 하늘을 되찾아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준택 (한경대 농생명빅데이터연구소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