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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62)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32

“모델료를 많이 주세요”

기사입력 : 2018-06-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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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는 산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형부!”

시연이 소리를 지르고 달려와 팔짱을 끼었다. 시연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김진호를 잘 따랐다.

“형부, 왜 나는 아는 척을 안 해요? 정말 이럴 거예요?”

시연이 눈을 흘겼다.

“어? 여기는 웬일이야?”

김진호가 시연을 보고 물었다. 시연이 김진호의 어깨를 때렸다.

“언니와 밤참 먹으러 나왔죠.”

시연이 냉큼 대답했다. 산사와 준희도 가까이 왔다.

“왜 이쪽 길로 왔어요?”

산사가 물었다. 산사는 미소가 예쁘다.

“야식 좀 사 갈까 해서 왔지.”

“잘됐다. 우리 함께 밤참 먹어요.”

산사도 김진호의 팔짱을 끼었다. 시연이와 준희가 피자를 좋아했기 때문에 큰길가의 피자집으로 들어갔다. 한국에서 진출한 피자집이다. 중국인들이 만든 피자집도 많지만 한국 피자도 인기가 좋았다.

“그러잖아도 시연이와 준희가 할일이 있는데 어떨지 모르겠어? 할 수 있을까?”

김진호가 물었다.

“모델이요? 누나에게 들었어요.”

준희의 대답이다. 준희는 중학생인데 키가 커서 고등학생 같다. 시연이와 거의 비슷하다.

“어떻게 생각해?”

“모델료를 많이 주세요.”

준희의 말에 모두 유쾌하게 웃었다.

“시연이는?”

김진호는 시연을 응시했다. 시연이는 연예인으로 진출해도 좋을 정도로 목소리도 좋고 얼굴도 예쁘다. 산사도 눈이 부신 미인인데 시연도 미인이다. 산사의 아버지가 미남이고 어머니는 미인대회 수상자라고 했다. 유전자가 우월한 모양이다.

“돈은 아무리 많이 줘도 상관없어요. 가장 중요한 건 방학 때 서울 구경 시켜주는 게 첫번째 조건이에요.”

“나두.”

시연과 준희가 다투어 말했다.

“이것들이 먹여주고 재워주고 학교까지 보내주는데 고마운 것도 몰라.”

산사가 김진호의 옆에 앉아서 눈을 흘겼다.

“누나야 매형 편이니까.”

“형부, 서울에 가면 방탄소년단 구경시켜 줄 수 있어요?”

“방탄소년단?”

시연의 말에 얼굴을 찡그렸다.

“방탄소년단 몰라요? 빌보드 200에도 오르고… 형부 한국사람 아니죠?”

글:이수광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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