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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예방 교육, 청소년기부터 해야”

지난해 도내 가해자 중 81%가 부모

청소년 ‘부모 역할·준비 과정’ 필요

기사입력 : 2018-06-20 22:00:00


아동학대 사례가 해마다 증가하고 특히 가정에서의 폭력이 사회문제로 대두하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청소년기부터 ‘부모교육’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지난 3월 발표한 2017년 아동학대현황을 보면 지난해 경남지역 아동학대 신고 건수 1390건 중 아동학대로 판단된 건수는 1119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는 916건으로 81%를 차지했으며, 아동학대 발생 장소는 가정이 954건으로 2013년 236건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도 아동학대 행위자의 76.9%가 피해 아동의 부모인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아동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은 경남지역 2명을 비롯해 모두 35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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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건강가정지원센터 예비부모교육 전문강사가 경남지역 한 학교에서 예비부모교육을 하고 있다./경남건강가정지원센터/


부모의 학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다 어린 생명들이 숨지는 참극도 잇따르면서,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예방과 부모에 대한 책임의식 강화를 위해 ‘예비부모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주장에는 예비부모교육이 아동학대 예방교육과 비슷한 맥락에서 이뤄질 수 있는데다 교육을 통해 가족 공동체가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특히 이미 성인이 된 이후의 교육보다는 청소년기부터 건강한 부모 역할에 대해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효과가 높다고 조언하고 있다.

경남건강가정지원센터는 올해 도내 청소년 6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부터 예비부모교육 강사 양성과 맞춤형 예비부모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강사 18명이 교육을 신청한 중·고등학교와 청소년복지시설, 청소년보호시설 등을 찾아가 자체 개발한 매뉴얼인 ‘부모역할의 이해’, ‘부모 역할 준비’ 등을 교육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지원센터 관계자는 “교육을 통해 부모 역할을 경험해보는 것에서 나아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책임감도 함께 가져야 한다’는 점을 청소년들에게 심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사회적 필요성에 비해 확보된 예산은 그에 따라가지 못해 시간과 인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희경 창원대학교 가족복지학과 교수는 “‘폭력의 대물림’을 끊고, 아동학대를 사전예방하는 차원에서 청소년기 예비부모교육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경우처럼 아동학대나 방임을 예방하는 예비부모교육을 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일정 시간 이상 편성해 더욱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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